프랑스에 입양된 5살짜리 코흘리개 꼬마가 15년만에 어엿한 프랑스 양궁 국가대표선수로 고국을 찾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파리대학 의대에 재학중인 오를리엥 도(20·사진)는 29일 예천 국제양궁장에서 열린 2003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남자 리커브 단체 결승에 프랑스대표로 참가, 한국을 21―18로 꺾고 금메달을 따는데 앞장섰다.
도는 특히 이날 결승에서 18―15로 앞서던 상황에 마지막 사수로 나서 주어진 세발을 모두 과녁에 꽂아 고국인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또 중국과의 준결승에서 17―17로 비긴 뒤 열린 슛 오프에서 상대팀의 세 번째로 나선 선수가 미스(0점)하자 결승점이 되는 히트(1점)를 올려 팀의 결승 진출에 1등 공신이 되기도 했다.
도는 5살때인 1988년 현재 프랑스에서 간호사를 하고 있는 누나와 함께 대학 교수인 현지 양부모에 입양됐다. 10살 무렵 학교 양궁클럽에 가입하면서 활을 처음 만졌고, 양궁을 잘하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탓인지 17살 때는 주니어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도는 너무 일찍 이국 땅으로 떠난 탓인지 한국말은 못하지만 자신의 고향이 부산이라는 것과 한국 이름이 '이희성'이었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었다.
"양궁 최강국인 한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너무 기쁘다"는 그는 "한국은 깨끗하고 친절한 나라라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다시 한국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28일 오후 자신을 도의 큰아버지라는 밝힌 이상영(53·경남 양산)씨 부부가 양궁장을 찾아 도씨를 먼 발치에서 지켜봤지만 만나지는 못했다.
/예천=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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