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내 일이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하지만 주변에서 과로로 쓰러지는 동료들을 보면 안스러울 뿐이예요." 29일 선수촌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심모(46·여)씨가 털어놓은 가슴 속 이야기다.심씨의 말처럼 2003대구유니버시아드 선수촌에 근무하는 상당수 자원봉사자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보람있는 일을 하겠다고 자원했던 이들 봉사자는 무리한 육체 노동이 계속되면서 몸에 탈이 나 진료실을 찾는 일이 늘고 있는 것.
선수촌 병원내 한방진료실에는 하루 평균 20여명씩 몸의 이상을 호소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밀려들고 있다. 아예 진료실을 찾지 않고 자가치료를 하거나 참아내는 자원봉사자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사 김진수씨는 "무리하게 관절이나 근육을 사용해 통증을 호소하며 찾아오는 자원봉사자들이 많고 그 중 다수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라 안타깝다" 말했다.
통증을 호소하며 진료실을 찾는 자원봉사자 중 대다수는 숙소 청소를 하겠다고 자원했던 가정 주부들로 빠듯한 인력사정 때문에 제대로 쉴 틈조차 없을 정도다.
식당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학생 봉사자 홍모(20)씨는 "선수촌 식당에선 보통 한끼에 6,000명분의 음식을 준비한다"며 "힘들어 코피를 쏟은 적이 있고 밥통을 씻는 일만 하는 한 동료는 손가락을 펴지 못할 정도이다"고 털어놓았다.
육체노동 자원봉사자들의 강행군은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가 막을 내리는 순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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