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물론, 전·현직 검찰 직원들에게 술 접대를 한 것으로 밝혀진 청주 키스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50·구속)씨의 세금 포탈 규모가 경찰 수사 단계를 거쳐 검찰로 넘어간 뒤 대폭 축소된 것으로 드러나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지난 16일 청주지검은 이씨를 구속하면서 이씨의 세금 포탈 규모가 4억4,80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29일 본보가 입수한 지난 4개월 동안 이씨의 조세 포탈 혐의를 내사해 온 충북경찰청의 내사 보고서와 구속된 김도훈(37) 전 검사의 수사일지에 따르면 키스나이트클럽은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후 6개월 동안의 카드 매출 60억원 가운데 주대를 23억원으로 줄이고, 봉사료를 37억원으로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탈세를 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건당 30만원 이하짜리 매출 합계 14억원 중 6억5,000만원을 포탈세액으로 확정하고, 건당 30만원 이상 매출 합계인 46억원 부분에 대해서는 표본조사를 진행중이었다. 하지만 경찰의 조사는 수사자료를 송치하라는 검찰의 지시로 이씨의 포탈세액을 '14억원 이상'으로만 추정한 채 끝난 것으로 보고서에 기재돼 있다.
그러나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이틀 뒤인 지난 15일 "포탈세액 6억5,000만원에는 가산세가 잘못 포함됐다"며 이를 제외한 4억4,800만원에 대해서만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해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당시 검찰은 포탈세액만 10억원대인 '건당 30만원 이상 매출 합계 46억원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대검측은 "세무서에 물어보니 4억4,800만원이 맞다"며 이씨 봐주기 의혹을 부인했지만, 검찰은 4개월 동안 수사한 경찰 기록을 지난 13일 넘겨받아 15일 서둘러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이렇다 할 추가조사도 하지 않았다.
김 전 검사가 작성한 수사일지를 보면 이씨 봐주기 의혹은 더 짙어진다. 일지에 따르면 8월12일에 한 검사는 "(포탈세액 규모가) 5억원 이상인 경우 2배의 벌금형 병과가 가능하니까 6억5,000만원을 탈세한 것으로 송치받아서 이원호와 쇼부볼 때 이원호가 주장하는 웨이터 비용 15%를 감해주면 5억원 이하로 될 것이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포탈세액이 5억원 이상일 경우 몇 배의 추징은 물론 무기징역, 5년 이상 징역형이 가능하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청주지검은 뒤늦게 "30만원 이상 매출 부분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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