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은 29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미국 AIG컨소시엄으로부터 5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키로 의결했다. 이 경우 AIG컨소시엄은 39.6%의 지분을 보유, 1대 주주 지위와 함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하나로통신은 또 1,200억원의 기업어음(CP)을 발행, 내달 2일 상환유예기간이 끝나는 1억달러의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갚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단기자금 확보의 숨통이 트인 하나로통신은 디폴트 위기를 일단 모면하게 됐다.
그러나 현 최대 주주인 LG(지분 15.9%)측이 강력 반발하며 주총에서 부결시킨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대주주간 경영권 갈등으로 촉발된 하나로 사태는 주총 결과에 따라 또다시 원점으로 회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날 이사회는 외자유치안과 함께 LG측이 제안한 5,000억원의 유상증자안을 놓고 표결을 벌인 결과, SK(5.5%)측이 지지한 외자유치안을 찬성 9, 반대 2로 최종 가결했다. SK텔레콤은 외자유치후 즉시 상환받는다는 조건하에 내달 1일 BW변제를 위한 1,200억원의 6개월짜리 CP를 단독으로라도 인수키로 했다.
외자유치안의 골자는 주당 3,200원에 신주 1억8,281만주를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이 인수한다는 것으로, LG의 지분율(LG화재 포함)은 9.6%로 떨어지게 된다.
이에 대해 LG측은 "이사회가 일방적이고 편파적으로 운영됐다"며 "단기차익을 노린 해외펀드에 하나로 통신을 헐값 매각하는 것은 주주이익의 침해이자 통신산업 구조조정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날 이사회 결정으로 LG와 SK측의 대결은 일단 SK의 판정승으로 잠정 결론났지만, LG가 내달 21일 임시 주주총회을 앞두고 본격적인 부결표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여 대주주간 또 한차례 격돌이 예상된다.
외자유치안이 주총을 통과하려면 전체주주의 3분의1, 참석주주의 3분의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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