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성적 때문에 도로아미타불 되게 생겼습니다."정부가 내년 2월 실시될 제46회 사법시험부터 영어시험을 없애는 대신 토익점수 등으로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바람에 수험생들 사이에 초비상이 걸렸다. 내년 1월 초 원서접수시 토익, 텝스 등 민간기관에서 주관한 영어시험 성적표를 함께 제출해야 하지만, 3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험생 중 상당수가 기준 점수(토익 700점, 텝스 625점)에 미달하기 때문. 더구나 토익시험 등이 내년 1월까지 두세번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아 이번에 성적을 못 올리면 아예 접수조차 못한다. 또한 다년간 공부를 해와 '본선 경쟁력'이 있는 '장수생'들은 영어성적 때문에 응시조차 못할 처지인 반면,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한 대학 초년생들은 대부분 기준점수를 넘기고 있다.
고시 4수생인 김모(30·H대 법학과 졸)씨는 "고시반 졸업생 60여명 중 5명만 기준 점수를 넘겼다"며 "일부는 내년 시험을 포기하고 영어공부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영어학원들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울 A영어학원 관계자는 "사시제도가 바뀐 뒤로 학원을 찾는 고시생이 30% 정도 늘었다"며 "시험이 다가오면서 최근에는 이전보다 2배 정도 수험생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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