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락되는 것 같던 이원호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전례 없이 사건 담당검사가 구속되고 대검 감찰반까지 파견되어 수습이 되는 듯 하더니, 김도훈 전 검사의 수사일지가 공개되고 50억원 대의 이원호씨 돈 거래 의혹이 터져 뭐가 뭔지 모를 지경이 됐다.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씨의 돈 거래가 왜 특정 시기에 집중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경찰이 조사해 검찰에 제출한 이씨와 주변인물 계좌 추적자료에 따르면 대선 직전인 지난 해 10,11월 50여억원이 이씨 주변인물 계좌에서 인출됐다. 또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게 향응을 베풀기 전후에 각각 3억 수천만원씩 인출된 것도 의심의 소지가 있다.
두 번째는 어째서 그 많은 돈이 거의 현찰로 인출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사업가들의 결제수단은 수표인 것이 상식인데, 그 많은 돈을 휴대하기 불편한 현찰로 찾아 쓴 이유가 궁금하기 이를 데 없다. 은행 빚을 얻어 나이트 클럽 신축공사비 잔여분과 추가공사비, 클럽 운영자금 등으로 썼다는 용처해명도 납득하기 어렵다.
김도훈 전 검사측이 밝힌 수사기록에 대한 의혹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날짜별 수사상황을 기록한 이 일지는 "검찰청 볼링대회 날 모 부장이 한 시간동안 이원호 사건에 대한 질문을 했다"는 식으로 구체성을 띠고 있다. 문서에는 이씨가 지난해 대선자금 3억원을 민주당 관계자에게 주었다는 말을 들었다는 한 피의자의 진술도 적혀있다.
검찰은 이씨가 정치권이나 양씨, 검찰 관계자 등에게 돈을 준 혐의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점점 커지는 의혹을 덮어둘 것인가. 자체 감찰결과에 실망했던 여론을 잊지 않았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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