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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별, 나비 때문에

입력
2003.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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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 지음·김호민 이태수 그림 우리교육 발행·각 6,500원, 7,000원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의 작품 가운데 명작을 골라 묶은 동화집 2권이 함께 나왔다. 표제작을 포함해 모두 7편의 작품을 모은 '별'에는 전쟁, 죽음, 분단, 독재 등 초등 고학년 이상이 읽기에 알맞은 무게 있는 주제의 동화들이 담겼다.

1973년 '현대문학'에 발표됐던 '별'에는 일본에 강제동원돼 한쪽 다리를 잃은 아버지, 베트남전에 나갔다가 역시 다리를 잃고 돌아온 아들이 등장한다. 외세의 억압에 치를 떨면서 아들이 남의 나라를 돕기 위해 떠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아버지는 대를 이어 전장에서 다쳐 귀향한 아들을 보고 몸서리를 친다. 현대사의 상흔, 전쟁의 비참함을 부자의 초상을 통해 보여준다.

부잣집 손녀 솔이와 그 집 머슴아이 달이의 우정과 이별을 다룬 '솔이와 달이',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굴뚝새 이야기를 그린 '굴뚝새와 찔레꽃'은 죽음이 안겨 주는 고통과 그것을 견디어 내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남한에서 어렵사리 살아가는 남매가 북녘의 형을 그리며 애절한 노래를 부르는 '산 너머 산'에는 분단의 아픔이 선연하다.

'나비 때문에'는 이원수 선생의 작품 가운데 짧고도 재미와 감동이 있는 작품 5편을 묶은 책이다. 강아지 희수와 고양이 나비가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을 그린 표제작은 읽으면 읽을수록 웃음이 솟는 재미있는 동화다. 까부는 나비를 얄밉게 생각하면서도 때로 귀엽게도 보아주는 강아지의 태도는 정겹기 그지 없고, '내가 사납게 대들면, 제까짓 고양이 새끼쯤 문제없이 넉아웃을 시킬 수 있습니다'는 글맛이 그만이다.

이밖에도 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들의 생활과 심리를 밀도 있게 그린 '등나무 그늘', 어린 꽃씨를 날려보내는 엄마 민들레의 마음을 잔잔하게 그려낸 '즐거운 이별' 등 한결같이 수준 높다. 초등 저학년이 읽기에 좋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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