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李孝石·1907∼1942)이 요절하기 직전까지 일본어로 연재했던 자전적 장편소설 '녹(綠)의 (탑)塔'(사진)이 발굴, 공개됐다. 사료 수집가인 김종욱씨는 최근 일본 국회도서관에 보관된 타블로이드 주간지 '국민신보' (1939.7∼1942.8) 전호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 소설을 찾아냈다고 29일 밝혔다. '국민신보'는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의 자매지로 1939년 7월에 창간돼 1942년 8월까지 발행됐다.창간 때부터 17회에 걸쳐 모두 800매 분량으로 연재된 이 소설은 영문학 전공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작가 자신이 '작가의 말'을 통해 학창시대의 이야기라고 밝힌 점에 비춰 이효석 자신의 대학시절 경험을 소설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어로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잡지들의 행방을 찾던 중 '국민신보'를 발견했다"는 김씨는 "그 존재조차 몰랐던 이효석의 마지막 장편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효석은 강원 평창 출신으로 경성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1928년 '조선지광'으로 등단, 단편문학의 걸작인 '메밀꽃 필 무렵'을 비롯, 장편 '화분', '창공' 등을 발표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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