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기계체조의 쌍두마차 양태영(23·경북체육회), 태석(21·한체대3년) 형제가 대구 U대회 다관왕을 향해 숨가쁜 경쟁을 벌이고 있다.이들 형제는 27일 오후 계명대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체조 단체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합작, 한국 남자체조사상 첫 국제대회 단체전 우승을 일궈냈다. 형인 양태영이 마지막 종목 링에 오르기 전까지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0.425점차 뒤진 2위를 달리고 있었다. 은메달이 굳어지려는 순간 양태영은 고난도 기술을 완벽히 소화하며 9.700점을 받았고 결국 한국은 우크라이나를 0.275점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안았다. 양태영은 도마에서도 9.600점을 받아 3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의 단체전 종합우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동생 태석(21·한체대 3년)도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해 주종목 철봉에서 9.375를 얻어 금메달 사냥의 디딤돌 역할을 다했다.
태영이 서울 창천초등학교 4학년 때이던 1990년 체조를 시작하자 동생 태석도 1년 뒤 형의 바지를 붙잡고 체조에 뛰어들었다. 이후 성산중―서울체고―한체대까지 형제는 고락을 함께 했다. 태석이 고교 2년때 마루 운동을 하다 오른발 복숭아뼈에 전치 3주 부상을 입어 핀을 박는 시련이 닥쳤을 때도 형은 늘 곁에서 든든한 후원자로 남아있었다.
먼저 꽃을 피운 건 형이었다. 태영이 2001 베이징U대회와 같은 해 주니치컵 초청대회 뜀틀에서 각각 3위와 1위에 오르며 승승장구 했을 때 태석은 각종 대회 선발전에서 잇따라 탈락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산 아시안게임에선 태석이 철봉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형의 명성을 이어갔다.
이주형 코치는 "태영이와 태석이는 마치 쌍둥이처럼 호흡이 척척 들어 맞는다"며 "때론 동지로서 때론 경쟁자로서 서로를 이끌어 준다"고 말했다. 이들 형제는 30일 종목별 결승에서 다관왕을 향한 곡예를 펼친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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