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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6者회담 /"비핵화 의지"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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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6者회담 /"비핵화 의지" 속내는

입력
2003.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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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베이징(北京) 6자회담 이틀째 회의에서 '비핵화 의지'를 수 차례 밝힌 것으로 알려져 향후 북한핵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지난해 말 핵 동결 해제를 선언한 이후 북한은 핵 보유를 향한 조치를 잇따라 강행해왔다. 전제조건이 달린 언급임을 감안하더라도, 이 같은 의지 표명은 북한의 태도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조짐으로 해석될 수 있다.의구심을 갖고 있는 미국과 다른 참가국들에게 자신의 진정한 목표는 핵 보유가 아니고 체제보장과 지원 획득임을 내비친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구체적인 타협책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형식적으로도 여전히 4월 베이징 회담에서 내놓은 4단계의 '대범한 제안'에 대해, 미국이 답변을 내놓을 차례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27일 기조연설에서 김영일 수석대표는 법적 구속력 있는 북미 불가침 조약, 북미 외교관계 정상화, 북한과 다른 나라와의 경제 협력에 대한 미국의 용인 등 대북 적대시 정책 전환이 명백해 진 뒤에야 핵 폐기 절차에 응할 수 있다는 13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그대로 되풀이 했다. 문제는 북한이 타협 카드를 내밀 시기를 재고 있는 것인지, 핵 개발을 기정 사실화하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인지 예단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특히 북한이 다음 회담 때까지 폐연료봉 재처리나 핵시설 가동 등 사태를 악화시킬 추가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명확히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측을 비롯한 참가국들은 북한이 다음 회담 개최에 합의했다는 것으로 우회적인 다짐을 받아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도 북미간 이견은 뒤로 미루고 공통 분모부터 찾자고 제안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 양자 접촉을 계속하면서 동시에 남측에 미국의 발언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나 의도 등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 합의문 형식이라는 '간접적' 문서보장으로도 장기적으로 미국의 불가침·체제보장 의지를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을 탐색하는 듯하다. 북한 외교소식통은 이와 관련 "불가침 조약이 목표이지만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베이징=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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