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은 다다미방처럼 조용하고 칸막이 처진 방에서 즐겨야만 멋스러운가? 그리고 가격이 좀 더 쌀수는 없을까?서울 역삼동 한독빌딩 지하에 자리한 일식당 '라쿠'에 가면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나온다. 은은한 조명의 인테리어. 편안한 의자에 세련되면서도 고풍스런 테이블과 실내 소품들, 별실 입구는 물론 전체적으로 확 트인 공간이 웬만한 일식집과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주위를 둘러보면 흡사 고급 카페나 레스토랑에 와 앉아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일식당 치고는 가격이 적절(?)해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다.
식당 모토는 '새로운 일식 문화의 리드' 무엇보다 '일식은 비싸다'는 통념을 거부한다. 회(사시미) 2인분에 6만원. 신선한 횟감을 메인으로 샐러드와 구이, 튀김, 탕이 딸려나온다. 가격거품을 뺄 수 있게 한 비결은 남기지 않을 정도로 적정한 양의 회와 함께 배부를 만큼 넉넉히 곁요리(쓰키다시)를 제공하는 것. 계절별로 엄선돼 서빙되는 생선은 덩치 크고 무거운 활어만 써 살점이 두툼하다. 신선함이 그대로 식탁에 전해진다.
주인 정윤영씨는 "20~40대들이 일본 음식을 편안하게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식당 이름이 '樂'의 일본식 발음인 '라쿠'다. 일식에 충실하면서 술 한잔을 기울이기 부담없는 이쇼쿠야가 지향하는 비즈니스 모델. 깔끔한 음식에 분위기를 살리면서 주머니 부담을 줄여준다는 전략이다.
일품요리는 생선에 머물지 않는다. 뜨겁게 달군 돌에 안심을 살짝 굽는 돌안심스테이크는 부드럽고 담백하다. 장시간 숙성한 삼겹살을 삶고 튀기고 조리고, 그리고 찌기까지 한 삼겹살 간장소스찜은 돼지냄새가 없으면서도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다. 소라통구이와 해산물쌀국수볶음, 오뎅이나 모듬꼬치, 데마키 등고 권할만한 맛깔스런 메뉴. 특히 자연산 야채와 과일을 갈아 만든 소스는 이집만의 자랑이다.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두부튀김과 조갯살 조림은 달콤하면서도 짭짤해서, 일본식 된장드레싱을 곁들인 닭다리살튀김샐러드는 구수해서 식욕을 돋워준다. 코스 마지막에 나오는 탕은 회를 치고 남은 뼈를 끓인 '서더리탕'. 기름기가 쫘르르 흐르는게 한 숟갈 뜨면 온몸에 휘감기는 듯하다. 대부분 매운탕이 아닌 지리로 끓여준다. 직접 구운 도자기 기릇만 사용, 모양이 제각각인 것도 음식의 풍치와 향을 살려준다.
박원식 기자
메뉴와 가격
점심때 무척 싸다. 우동정식이 5000원인데 샐러드와 주먹밥이 같이 나온다. 모듬롤과 덮밥 정식도 마찬가지. 식사후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까지 무료다. 8가지 요리가 나오는 코스로는 여성들을 위한 레이디스 정식이 1만 8,000원, 회 3인분 8만원, 5인분 15만원. 별실과 35명까지 앉을 수 있는 회식공간도 있다.
영업시간 및 휴일 낮 11시 30분~밤 12시. 연중무휴
주차 지하 주차장에 대면 주차도장을 찍어 준다
찾아가는 길 강남역에서 역삼역 방향 우측 한독빌딩 지하 1층
연락처 02-567-4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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