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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배낭여행, 제3세계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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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배낭여행, 제3세계로 떠나보자

입력
2003.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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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도 이제 막바지다. 아마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하는 것이 바로 방학 기간 중일 것이다. 때로는 잊지 못할 무엇인가 찾기 위해 이벤트를 스스로 만들곤 하는데,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경험 만들기'는 배낭여행이다. 배낭여행은 저렴한 비용의 여행을 원하는 대학생들에게 유행된 지 오래다.하지만 나는 이러한 풍토에 대해 안타까운 점이 하나 있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여행지를 선택할 때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구상에는 다양한 문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생들은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만 찾는다. 물론 여행은 장소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겠지만 이러한 성향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지난해 216일 동안 혼자서 아시아 11개국을 횡단했다. 어학연수를 가라며 만류하던 부모님을 설득해 어렵게 떠난 여행이었다. 중국, 라오스, 티베트, 터키 등 아시아지역 나라들을 하나, 둘 거쳐가면서 만난 수많은 유적과 예술, 그리고 사람들(현지인은 물론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은 나와 내 주변을 되돌아보게 했다.

캄보디아에서 시골 아이들의 머리를 손질하며, 베트남의 조그마한 복지시설에서 아이들과 놀며, 마더 테레사 하우스에서 세계 각지에서 온 봉사자들과 일하면서 나는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으며, 실천하려고 애를 썼다.

또한 나의 작은 조국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갖게 됐다.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면서 갖는 우월감은 근거가 없다는 사실도 알았다. 또한 우리는 북한을 이질적인 국가로 보고 있지만, 제 3세계인들은 남과 북에 대해 똑 같은 애정을 갖고 있음을 알았다. 이러한 깨달음을 얻은 것은 내가 제 3세계 국가들을 찾아 다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바로 그들이었다.

우리 젊은이들이 이 세계를 잘 사는 곳과 못 사는 곳으로 나누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 유럽, 미국 같은 선진국 편향에서 벗어나자. 선진국 기준의 세상보기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우리는 그들을 따르기만 하는 2류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어렵지만 세상을 편견 없이 바라보는 잣대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젠 세상을 넓게 봐야 할 때다. 다음 방학 때는 제 3세계로 떠나보자.

김 천 수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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