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이렇게 하면 망합니다." 현직 대학교수가 벤처 창업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내용을 바탕으로 벤처기업의 전형적인 실패 사례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대구 계명대학교 경영정보학과 김영문(사진) 교수가 최근 '쓰러지는 창업자들'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실패 유형'은 총 10가지.
가장 많은 사례로 지적된 것은 '판로개척 실패형'과 '수익모델 부재형'. 제조업과 정보기술(IT)을 막론하고 우수한 기술로 좋은 제품을 내놓고도 제대로 팔지 못해 망하는 벤처기업이 많은 것이다. 또 벤처 창업의 절반을 차지하는 IT분야의 경우 뚜렷한 수익모델도 없이 창업만 해놓고 고정적인 수익을 내는 아이템이 없어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취업난에 따른 청년창업이 급속히 늘면서 '무경험형'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젊은 혈기만 믿고 무작정 뛰어들었지만 사업 아이템도 제대로 확보 못해 빚만 지고 물러서게 된 유형이다. 청년창업의 42.6%가 매출을 못 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덧붙여졌다.
성공한 벤처가 '경영관리능력 부족' 및 '현실안주'로 망하는 경우도 흔하다. 회사가 커질수록 직원관리, 마케팅, 재정관리 등이 중요해지지만 전문 경영인이 없는 상태에서 창업 멤버들간에 구멍가게식으로 운영하다 회사가 부실경영의 늪에 빠지는 유형이다. 마찬가지로 회사가 좀 잘된다고 해서 신기술 및 제품 개발에 소홀히 하다가는 어느새 시장에서 외면을 당하게 된다.
이밖에도 특허나 지적재산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실패하는 '법률지식 부족형', 현실보다 아이디어가 너무 앞서 나가 낭패를 보는 '조기 시장진입형', 고객을 소홀히 했다가 신용을 잃는 '고객 무시형' 등이 벤처 실패의 주요 형태로 언급됐다.
김 교수는 "철저한 준비 없이 성급하게 의욕만 내세우다 실패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첨단 벤처의 세계에서도 '돌다리도 두드려 가라'는 옛말은 여전히 되새겨야 할 격언"이라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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