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포크의 대중화에 노래인생을 걸고 싶습니다."지난달 30년 만에 부활한 한국 포크의 메카 서울 명동 YWCA '청개구리홀'에서 29일 두 번째 공연이 열린다. 주인공은 인터넷에서 포크팬의 투표를 거쳐 선정된 포크가수 이성원(42·사진)씨다.
TV에 자주 얼굴을 내밀지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도 않은 그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보고 싶은 가수' 1위로 결정된 것은 때 묻지 않은 그의 노래를 기억하는 이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치렁한 머리카락에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도인 같은 외모의 그는 1980년대 김두수, 곽성삼과 더불어 3대 포크 가수로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화려한 무대보다는 작고 소박한 무대를 찾아 다니는 가난한 노래꾼의 길을 선택했다.
90년대 후반 들어서는 동요 부르는 포크가수로 이름이 알려진 그는 99년 춘천의 추곡초등학교 학생 31명과 함께 동요 CD '뒷문밖에는 갈잎의 노래'(1999)를 냈고 2002년에도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를 발표했다. "무대에서 '오빠 생각' '반달' 같은 동요를 불렀던 것은 취향이 다른 사람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였습니다."
그가 부른 동요는 의외의 반향을 일으켰다. "아이보다 어른들이 동요를 더 좋아해요. 동심은 오히려 어른의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정작 아이들에게서는 동심을 느낄 수 없어요. 어른들이 바빠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지켜주지 못한 거죠."
그의 궁극적인 관심은 국악포크에 있다. 지난해 창작국악 앨범 '동쪽 산에'를 발표하기도 했다. "포크라는 것이 미국에서 들어온 음악이죠. 베이스, 드럼과 꽹과리, 장구 등을 접목하는 식으로 우리 선조들이 물려준 한국적인 가락으로 한국적인 포크를 부르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오랜만에 정식으로 무대에 서는 그는 "언제나 혼자 무대에 서 왔는데 많은 사람과 함께 하는 무대를 준비하니 든든하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연은 29일 오후 7시30분에 열린다. (02)3705―6007
/최지향기자 misty@hk.co.kr
사진=최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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