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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 이종격투기, 발가벗은 야성에 열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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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 이종격투기, 발가벗은 야성에 열광한다

입력
2003.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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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잔인하게 치고 차는 걸 어떻게 보냐, 마치 싸움판 같잖아.""뭐, 시합일 뿐인데. 승부가 끝나면 서로 껴안고 위로하는 그 멋을 아니? 시합을 준비하며 흘리는 선수들의 땀 냄새, 패배한 후 흘리는 그 눈물을 한번 느껴봐."

"그래도 저기 피 흘리는 걸 봐, 폭력이 아니고 뭐니."

"링 밖의 싸움은 폭력이지만, 이건 엄연한 승부라구. 링 밖의 폭력은 천박하지만, 링 위의 승부는 순수한 거야. 순수하게 자기 육체를 내던지는 거지."

"사람들이 점점 더 자극적인 걸 찾는 게 아닐까. 불구경과 싸움 구경이 제일 재밌다더니….어쨌든 너도 그 폭력을 즐기는 셈이잖아."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내 속에 있는 내 잃어버린 야성, 숨죽였던 그 고동소리가 들려. 나도 할 수만 있다면 '반칙왕'이 되고 싶어."

느닷없이 불어닥친 이종격투기 바람. 낮엔 멀쩡한 직장인이 밤이 되면 매트 위를 구르고 주먹을 든다. 목을 조르고, 팔을 꺾고, 발로 차면서. 관중들은 열광하고, 선수들은 처절하게 몸을 내던진다. 어떤 이들은 최고로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라고 치켜세우고, 어떤 이들은 최악의 가학적 스포츠라고 우려한다.

막싸움을 방불케하는 리얼 액션, 순식간에 녹다운 되는 격전의 장. 꽉 막히고 꽉 짜인 갑갑한 현실, 그 울화통까지 링 위로 날려버릴 수 있을까. “그렇다!”라고 외치는가 하면 “그럴리가…”라고 고개 젓는다. “폭력적 사회에 이런 것까지!”라고 한쪽에선 우려하고, “답답한 현실에 이런 거라도!”라며 환호를 한다.

복싱, 태권도, 유도, 레슬링, 합기도 등 각 격투기를 뒤섞어놓은 이종격투기의 잡식성은, 폭력,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의 혼성잡종이기도 하다. 포스트모던 리얼 액션 격투기! 그 세계로 들어가 보자. 그것이 자유인지, 구속인지 시험해보려면.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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