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선지는 안성이다. 안성맞춤은 원래 안성에서 제작된 유기가 모양, 품질 등 모든 면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킨 데에서 유래한 것이지만 지금 포도체험을 위해 안성으로 향한다면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왜 하필 안성이냐고? 안성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포도가 수입돼 재배된 곳이다. 지금도 국내 포도생산량의 17%를 차지하고 있단다. 포도재배에 대한 노하우가 많은 만큼 다른 지역 포도와도 차별되는 그 무엇이 있을 법 하다. 포도를 즐겼다면 칠장사, 청룡사 등 주변의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뒤풀이도 빼먹지 말자.
출발
경부고속도로 안성IC에서 빠져나와 38번 국도를 따라 안성 방면으로 들어서면 길옆으로 포도밭이 지천이다. 간이천막으로 그늘막을 친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포도를 팔기 위해 늘어선 모습이 여행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그냥 지나가는 길이라면 잠시 내려서 구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포도밭에서 직접 딴 포도를 맛보는 것이 더욱 쏠쏠한 재미를 준다.
삼정원 도착(031-672-1247)
38번 국도로 직진하다가 안성시내 방향으로 들어온 뒤 안성교를 건너 만나는 392번 지방도를 따라 반대방향으로 올라오다 보면 삼정원과 마주친다.
1만8,000여평. 안성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포도밭이다. 귀에 익숙한 거봉, 캠벨, 청포도는 물론, 로자리오 로소, 로자리오 비앙코 등 25가지 종류의 포도들이 재배되고 있다. 거봉도 그냥 거봉이 아니다. 포도알 한개의 크기가 탁구공만한 것도 있다. 포도 한송이가 2㎏를 넘는 것도 있다. 검은색, 초록색, 빨간색 등 색깔도 가지가지다. 포도백화점에 들어온 느낌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이 곳에서 30년 동안 포도재배를 해온 송태연(64)씨가 직접 당도 높은 포도를 골라 따서 내준다. 포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따보는 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
4㎏ 기준으로 캠벨은 7,000∼1만원, 거봉은 1만5,000원∼2만원. 시중가보다 30∼40% 저렴하다. 주말이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몰려들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다. 삼정원 이외에도 오하농장(031-677-7749), 참포도농장(019-413-9121), 혜진네 포도원(017-263-4894), 수진네 포도원(019-359-3526) 등 서운면을 중심으로 포도체험을 할 수 있는 농장들이 즐비하다.
청룡호수에서 점심
포도체험을 충분히 즐겼다면 청룡호수로 가보자. 고즈넉한 분위기가 넘치는 이 곳에는 새우매운탕, 붕어찜, 장어구이 등 먹거리집이 늘어서 있다. 호반가든(031-672-9090), 뚝아래(673-8640), 청룡고을(677-2484), 자연가든(674-3950), 청룡원조매운탕(041-585-5599) 등이 유명하다.
청룡호수에는 또 모터보트, 물오리 등 물놀이기구도 많아 가족단위 나들이엔 제격이다.
청룡사(031-672-9103)
1265년 고려승려인 명국본사가 창건한 절로 나뭇결 그대로 기둥을 세운 대웅전의 파격미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1900년대 위세를 떨친 남사당패가 주요 무대로 삼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절 앞에는 남사당패중 유일무이한 여성인 김암덕(岩德·바우덕이)의 묘도 있다. 바우덕이를 기리기 위해 해마다 10월에 열리는 축제는 안성 최대의 지역축제로 자리잡았다.
칠장사(031-673-0776)
청룡사에서 나와 안성시내로 들어온 뒤 38번 국도를 타고 죽산방면으로 가다가 17번 국도로 갈아타고 5㎞ 정도 지나면 칠현산자락에 위치한 칠장사입구에 도착한다. 안성의 대표적인 사찰이다. 7세기 중엽 자장율사가 창건했고 고려 혜소국사(972∼1054)가 수도처로 삼았던 곳이다. 원래 이 산은 아미산(峨嵋山)이었으나 혜소국사가 7명의 도적을 어진 사람으로 교화시켰다고 해서 칠현산(七賢山)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칠장사(漆長寺)가 칠장사(七長寺)로 된 것도 이때부터였다고 한다.
칠장사는 조선시대 의적 임꺽정의 스승인 갓바치(병해대사)가 머문 곳이기도 하다. 나중에 벽초 홍명희가 쓴 '임꺽정'에 칠장사가 자주 언급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 곳은 또 인조반정으로 복귀한 인목대비가 억울한 죽음을 당한 아들 영창대군의 넋을 기리기 위해 원찰로 삼았던 곳이다. 인목대비가 스님들에게 지시, 5년만에 완성한 걸개그림인 오불홰괘불탱은 국보 296호로, 조선시대 불화연구의 중요한 사료로 손꼽힌다. 중요 행사때만 공개한다. 이밖에 혜소국사비(보물 488호), 석불입상(보물 983호), 삼불회괘불(보물 1256호) 등 10여점의 문화재가 있다. 안성시 문화공보실 (031)678-2061
/안성=글·사진 한창만기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