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거리의 살아있는 신화' 히참 엘 게루즈(29·모로코)가 4연패의 신화를 일궜다.게루즈는 28일 새벽(한국시각) 파리 생드니스타디움에서 열린 2003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3분31초77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어 1997년 아테네대회 이후 4회 연속 세계 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남자 1500m에서 만큼은 지구상에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루즈는 스타트에서 늦어 5위로 출발했으나 700m 지점에서 선두로 치고 나간 뒤 단 한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독주 끝에 결승선에 안착했다.
게루즈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프랑스의 떠오르는 별 메흐디 발라(25)는 결승 지점을 300m 앞두고 스퍼트했지만 3분32초34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176㎝, 58㎏의 깡마른 체구의 게루즈는 19세 때인 1995년 바르셀로나 세계 실내 육상선수권 대회 우승을 계기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1997년부터 지금까지 1,500m 종목의 지존으로 군림해 오고 있다. 세계 기록 보유자인 그의 최고 기록은 1998년 세운 3분26초. 국제육상연맹에 의해 2001·2002년 연속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어 열린 여자 400m결승에서는 올해 무패 행진을 펼치고 있는 아나 게바라(26·멕시코)가 48초89로 지난 대회 챔피언 음바케 타힘(세네갈)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력한 우승후보 게일 디버스(36·미국)가 결승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열린 여자 100m 허들에서는 캐나다의 신예 페르디타 펠리시엥(23)이 12초53의 기록으로 우승,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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