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몰래카메라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김도훈(37) 전 검사가 3억원의 대선자금 전달 첩보를 입수해 수사했던 청주 키스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50·구속)씨의 관련 계좌에서 대선 직전인 지난해 10∼11월과 양 전 실장 향응 접대 시점 전후인 올해 4월 및 6월, 7월에 수십억원대의 현금이 집중 인출된 것으로 드러나 대선자금 제공 및 수사무마 청탁 의혹과 관련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28일 본보가 입수한 검찰과 경찰의 이씨 조세포탈 혐의 수사자료에 따르면 이씨의 부인 공모씨 계좌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이 인출됐다. 특히 지난해 10월11일에는 한꺼번에 19억원이 인출된 것을 비롯, 모두 24억여원의 현금이 인출됐고 11월 하순에도 13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와 관련, 검찰은 김 전 검사의 수사일지에서 이씨가 민주당측에 3억원의 자금을 건넸다는 첩보를 확인, 사실여부를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수사관계자는 "키스나이트클럽 건축비 지급이나 업체들과의 거래는 대부분 계좌이체나 수표로 오간 것으로 나타나, 수사는 거액의 현금거래에 초점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김 전 검사는 특히 지난해 10월11일 인출된 19억원의 행방을 집중 추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당시 수사팀은 이 시기에 이씨가 정치권에 자금을 제공한 정황을 상당 부분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추적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씨 관련계좌에서는 또 양 전 실장이 향응 접대를 받은 4월17일과 6월28일 전후에도 거액의 뭉칫돈이 흘러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공씨 계좌에서는 4월24일에 2억5,000만원, 6월27일에 3억4,000만원이 현금으로 인출됐다. 이씨에 대한 내사가 고비를 맞은 7월10일과 11일에는 각각 4억원과 2억7,000만원이 역시 현금으로 인출됐다.
수사자료에 따르면 김 전 검사는 이씨의 조세포탈 혐의 내사를 4월부터 진행했으며, 6월26일과 27일 키스나이트클럽과 이씨 집을, 같은 달 30일과 7월15일에는 이씨 관련 금융계좌를 압수 수색했다. 이후 김 전 검사측은 이씨측이 봉사료를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탈세한 사실을 확인, 30만원 이하 매출과 30만원 이상 매출 고객을 분리해 탈세규모 산출작업을 해왔다. 수사관계자는 "건당 30만원 이하 매출이 총 14억원, 이 가운데 약 6억5,000만원을 포탈한 것으로 확정했고, 건당 30만원 이상 매출 총액이 46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해 표본조사를 진행 중이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씨에게 4억5,000만원의 탈세 혐의만 적용, 조세포탈 규모 축소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대검은 "청주지검에서 이원호씨 관련 계좌추적 작업이 방대하다며 인력지원을 요청해 와 파견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청주=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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