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절기 중 가장 풍성한 수확의 계절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한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유통업체를 비롯한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백화점 등 각 유통업계에서는 저렴하면서도 실속있는 중저가 상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늦장마로 일부 청과류 등 농산물과 냉장육 가격이 지난해보다 10∼20% 가량 올라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계에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추석 선물은 값비싼 '명품'보다는 싸지만 정성이 담긴 '실속' 상품을 고를 것을 추천한다.가격대별 한가위 선물세트
추석 선물은 유통업체마다 주력 상품군이 달라 상품 질과 가격에서 약간의 차이가 난다. 저가의 간편 선물세트는 편의점을, 농산물이나 10만원대 이하의 알뜰 선물을 구입하려면 할인점을, 격조 있는 명품을 원한다면 백화점을 이용하는 게 좋다. 게임기나 컴퓨터, 가전제품 같은 전문성이 있는 상품은 인터넷 홈쇼핑이나 대형 양판점을 이용하면 된다,
최근 급격한 매출 감소로 고심하고 있는 백화점들은 이번 추석을 대비해 고가 명품군과 중저가 상품군으로 선물 종류를 이원화 했다. 또 선물 가짓수도 지난해보다 평균 10∼15% 가량 늘리는 한편, 10만원 대의 '이코노미 선물군'을 대폭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100만원대 '귀족호두' 세트에서 30만원대의 '한우세트', 그리고 중저가인 7만원대 '멸치세트'에 이르기까지 가격대별로 다양한 상품을 구비해 놓고 있다. 한 예로 참굴비 세트도 15만원에서 130만원대까지, 한우세트는 10만원대에서 40만원대에 이르기까지 세분화 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할인점과 편의점들은 얇아진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1만원 이하의 초저가 상품까지 대거 내놓았다. 지난해 할인점은 10만원대 상품군이 주를 이뤘지만 올해는 5만∼10만원대가 주종을 이룬다. 대다수 할인점들이 10세트를 사면 1세트를 더주는 '10+1' 행사를 진행함으로 이를 이용하면 유리하다.
1만원 이하 선물로는 비누, 참치, 식용유, 커피세트와 수건, 타올, 양말, 다기세트 등이 있다. 1만∼3만원대로는 한과, 꿀, 약주, 녹차, 수제햄, 참기름, 전동칫솔, 손질 생선세트 등이 시중에 나와 있다. 할인점의 올 한가위 선물의 주력이 될 것으로 보이는 5만∼10만원대로는 과일세트, 수삼·더덕 세트, 중가 굴비세트, 홍삼절편, 훈제 장어, 동충하초, 한과세트, 안마기, 영지버섯, 수입갈비 세트 등이다.
이밖에 인터넷 홈쇼핑과 호텔, 그리고 주류와 식음료 제조사들까지 가격 거품을 뺀 실용적인 선물 세트를 선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어느 때보다 넓을 전망이다. 유통업체들은 판촉의 일환으로 무료 배송, 냉장 배송 등의 서비스도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어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연령대별 한가위 선물
같은 선물이라고 해도 나이에 따라 받는 이의 감동이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연령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부모님이나 은사 등 50대 이상에게는 우리 맛이 담긴 한과세트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꿀, 홍삼, 영지버섯 같은 한방 식품 또는 찜질기 같은 건강 보조기구 등이 적당하다. 최근에는 노인들도 인터넷에 관심이 많으므로 휴대폰이나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가전제품을 선물하는 것도 방법이다.
40대 중년은 직장 내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성인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세대이므로 기력을 회복시켜주는 건강 선물세트가 제격이다. 또 이 시기부터 피부 노화가 급격히 진행되므로 여성에게는 화장품세트나 최근 유행하는 마사지 팩을 선물하면 좋아한다. 집안에 두고 쓸 수 있는 그릇세트나 제수세트, 도자기, 요구르트 제조기 등도 최근 인기 있는 상품군이다.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30대에게는 추석 연휴 때 즐길 수 있는 전통주나 안주거리를 선물하면 된다. 30대 주부들에게는 살림에 도움이 되는 식용류, 커피세트, 비누세트 같은 생활용품이나 상품권이 적당하다.
20대 이하에게는 MP3 플레이어나 디지털카메라, 지갑이나 핸드백, 내의 세트 등이 무난하다. 청소년들에게는 최근 인기를 끄는 전동 칫솔이나 캐릭터 용품, 학용품 등도 유용한 선물이다.
롯데백화점 이창원 부장은 "올해 추석경기는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는 데다 늦장마까지 겹쳐 예년보다 부진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이 가격대를 낮춘 대체 상품 위주로 선물군을 편성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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