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워싱턴에서/"온정적 보수주의" 부시 또 공수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워싱턴에서/"온정적 보수주의" 부시 또 공수표?

입력
2003.08.29 00:00
0 0

'온정적 보수주의(Conpassionate Conservatism)'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000년 대선 때 내건 대표적인 선거 구호였다. 당시 부시 공화당 후보는 보수 이념에 진보적 색깔을 덧칠한 정책을 기치로 앨 고어 민주당 후보의 표밭을 잠식했다.흑인, 아시아·히스패닉 이민자, 도시 근교 근로여성, 빈곤 소외층 등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 상당수가 정부의 '따뜻한 손길'을 기대하며 부시에게 표를 던짐으로써 부시 당선의 결정적 힘이 됐었다.

부시 대통령은 2004년 대선에서도 온정적 보수주의자로서 또 한번 영예를 낚으려고 하고 있다.

부시의 공식 선거웹사이트는 이미 흑인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이나 영세민 무료급식소에서 거드는 장면, 아프리카의 에이즈 치료센터를 방문한 장면 등을 담은 사진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러나 재선 선거전을 1년 남짓 앞둔 지금 그의 '온정적 보수주의'는 그 수혜 대상자나 보수층 모두로부터 협공을 받고 있다. 빈곤층과 소외층은 온정의 실종을 성토하고, 보수층은 이념의 변질을 비판한다.

복지법안이나 장애인 법안 등 소외계층을 위한 각종 입법은 안보와 외교에 밀려 뒷전으로 처지거나 연기되고 있으며, 이민 자유화 방안은 아예 폐기됐다. 부시 대통령은 올 여름 저소득층을 위해 자녀 1명 당 400달러 세액 공제안을 제안했으나 하원 공화당 대표 톰 들레이 의원 등 보수파의 반대가 거세자 슬그머니 물러서기도 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도 온정적 보수주의와 관련한 입법의 추진을 압박하고 있다.

의회를 통과한 교육개혁법안(No Child Left Behind)의 경우 부시 대통령은 내년도 집행을 위해 이 법안이 허용한 예산보다 60억 달러가 적은 120억 달러만을 요구, 법안 통과에 협력했던 민주당의 반발을 사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경제와 국내 현안을 챙기려 할 것이다. 이라크 파견군에서 사상자가 많아질수록, 주둔 비용이 늘어날수록 더욱 그렇다. 미국의 유권자들이 공약(空約)이 돼가고 있는 공약(公約)에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김 승 일 워싱턴 특파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