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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메로" 함부로 잡다간 큰코" 21일간 해상 추격끝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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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메로" 함부로 잡다간 큰코" 21일간 해상 추격끝 체포

입력
2003.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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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종 물고기를 몰래 잡다가 달아난 어부들이 3주간의 끈질긴 해상 추격 끝에 붙잡혔다. 전문가들은 멸종 위기종 보호를 위해 국제사회가 이룬 개가이자 불법 어로에 경종을 울린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우루과이 국적 트롤 어선 비아르사호가 호주에서 남서쪽으로 4,000㎞ 떨어진 호주 남극해 어업구역에서 '파타고니아 이빨고기(Patagonian Toothfish·메로)'를 잡는 장면이 포착된 것은 8월 7일. 호주 순찰선이 검문에 나섰으나 전속력으로 도주했다. 순찰선은 추격을 시작했다. 상황을 보고받은 이안 맥도널드 호주 수산장관은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라며 추격전을 직접 지휘했다.

그러나 추격은 쉽지 않았다. 남반구는 한창 겨울인데다 폭풍 등 악천후까지 발목을 잡곤 했다. 수시로 출몰하는 빙산까지 헤쳐 가며 위험천만한 항해를 계속해야 했다.

비아르사호가 달아나던 방향에 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순찰선이 추격에 합류한 것은 지난 21일. 이어 남미 포클랜드 해역에 있던 영국 순찰선까지 뛰어들면서 추격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미국과 우루과이도 협조를 다짐했다.

28일 새벽 마침내 비아르사호가 먼저 지쳤다. 호주 순찰선은 케이프 타운 남서쪽 3,000㎞ 해상에서 배를 정선시키고 조사를 시작했다. 배 안에서 100만 달러(약 12억 원)어치의 파타고니아 이빨고기를 적발하고 선원 40명을 체포했다. 추격 시작 21일 만의 개가였다. 사상 최장의 해상 추격전이었다.

선원들은 1인당 최고 징역 1년에 벌금 36만 달러에 처해질 수 있다. 맥도널드 장관은 "각국이 힘을 모은 이번 사건은 불법 포획자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 파타고니아 이빨고기

남극해와 남반구 남쪽 심해에서만 사는 희귀 어종. 수명은 50년, 최대 2m까지 자라며 남극 해양 생태계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맛과 향이 좋고 영양이 풍부하며 대부분이 미국과 일본에서 소비된다. 미국에서는 칠레 농어, 일본과 한국에서는 '메로'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고급 식당이나 호텔을 중심으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멸종 위기종으로 각국이 어획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소비량의 약 80%는 불법 어획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수년 내에 메로가 멸종될 수 있다며 사먹지 말 것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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