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지구로 돌아오다 우주인 7명이 전원 사망한 미국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 사고는 인재(人災)라는 결론이 났다.컬럼비아호 사고조사위원회는 26일 공개한 사고 원인 보고서에서 기술적 결함과 함께 평소 안전을 소홀히 하는 항공우주국(NASA)의 조직문화가 참사를 불렀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사고 후 7개월간 각종 실험과 우주선 파편 분석, 관계자 인터뷰 등을 통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컬럼비아호는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외부 연료탱크에서 떨어져 나간 단열재 파편에 맞아 손상된 왼쪽 날개가 과열되면서 폭발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나사 내부에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나사 조직의 난맥상과 관리감독 소홀 때문에 이러한 기술적 결함을 미리 발견해 조치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단열재 파편이 기체에 부딪친 사례가 이전에도 있었는데 나사는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 단순현상으로 평가해 온 것이다. 사전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면 첩보위성으로 궤도비행 중인 컬럼비아호의 상태를 파악해 추가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보고서는 특히 "나사의 안전의식이 1986년 챌린저호 폭발 사고 이후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으며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사고는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우주왕복선 비행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나사에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주지 않은 백악관과 의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 오키페 나사 국장은 문제점을 시인하며 "사고조사위 보고서를 나사 개혁의 청사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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