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개막한 27일 세계 각국 언론의 관심은 베이징(北京)으로 쏠렸다. 미국의 언론은 북한 핵 폐기에 대한 미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결코 낙관적이지 않은 전망을 내놓은 반면 중국과 유럽의 언론들은 회담의 역사성을 부각하며 진전을 기대했다.뉴욕 타임스는 27일자 인터넷판에서 "북한은 조지 W 부시 정부 출범 이후 핵 폐기에 대한 가장 강도 높은 외교적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신문은 미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미국은 회담 성사에 이르기까지의 내부 토론에서 강경파의 입김이 우세했다"며 "제임스 켈리 대표는 북한이 핵 활동의 전모를 인정, 그런 활동을 중지하고 사찰을 수용하는 마지막 단계에서나 미국의 양보가 나올 수 있는 다단계의 협상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사주간 타임은 최신호(9월1일자)에서 "북한 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 수 있다는 낙관론의 저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협상해도 어떤 결실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협상무용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며 "강경론자들은 추가 원조가 오히려 조금만 건드려도 붕괴될 북한 정권의 생존을 보장해줄 뿐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26일 논평에서 "6자회담은 북한 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며 "북한의 안보 우려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일방적으로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오히려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6자회담의 갈 길이 평탄하지는 않겠지만 당사자들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댄다면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첫발을 디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퉁(FAZ)은 "6자회담은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수 십년 동안의 북한 관련 국제 정치사에서 가장 중요한 진전 중 하나이자 역사적 순간"이라며 "6자회담은 한반도 핵 위기를 봉쇄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한 유일한 기회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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