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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갈등 은행 "못해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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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갈등 은행 "못해 먹겠다"

입력
2003.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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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창구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시행(9월3일)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은행권이 "금융감독원의 감독규정 시안이 보험사에 지나치게 유리하다"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은행권의 문제제기 자체가 불합리하다며 역공을 퍼붓고 나서 방카슈랑스를 둘러싼 은행과 보험사간 갈등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에서 개최한 방카슈랑스 영업설명회에서 은행들은 "감독규정 시안 중 은행 대출담당자의 보험판매 금지 등은 지나친 규제"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날에도 은행 방카슈랑스 담당자들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현재 은행권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은행의 대출관련업무와 보험판매업무의 겸직 금지 보험사의 방카슈랑스 고객정보 임의사용 은행 지점내 방카슈랑스 창구 분리 등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업무와 보험판매 업무 겸직을 금지하도록 한 것은 보험상품 끼워팔기나 강매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정부는 설명하지만, 이는 지금의 대출시스템을 전혀 모르고 나온 탁상행정의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현재 은행에서는 예금·대출·보험가입 등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가 정착된 마당에 대출과 보험업무를 분리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한 방안이라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또 보험사가 방카슈랑스 고객 정보를 은행의 동의 없이 쓸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 "은행에서는 고객 정보의 남용이 시스템상으로도 어렵지만 보험사는 다르다"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은행 지점내 방카슈랑스 창구 분리는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비용발생을 야기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은행권 반발이 커지자 생명 및 손해보험업계는 공동 의견서를 내고 "은행권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반박했다. 보험사들은 의견서에서 "고객 정보의 소유권은 당연히 보험사에 귀속된다"며 "1997년 보험중개인제도 도입시에도 중개인 등에게 고객정보 소유권을 인정해줄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고 강조했다.

보험사들은 또 "고객의 은행 종속도가 높은 국내 상황에서 은행의 대출과 보험판매 연계 등 불공정행위를 막기 위해서 대출과 보험업무의 겸직 금지가 필요하다"며 "방카슈랑스 창구 분리도 국제 기준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번 갈등은 방카슈랑스에 대한 명확한 철학과 가이드라인을 갖지 못한 채 업계의 로비에 휘둘려온 정부에 큰 책임이 있다"며 "고객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카슈랑스 본래의 취지는 이미 물 건너갔다"고 지적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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