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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우선" 노사간 신뢰 있음에… 무분규 임금타결社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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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우선" 노사간 신뢰 있음에… 무분규 임금타결社 많다

입력
2003.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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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과 직장폐쇄 등 첨예한 노사 갈등이 산업 현장을 '전쟁터'로 이끌고 있는 가운데 교섭없이 임금협상 등을 타결짓는 무분규 사업장도 속출, 성숙한 노사문화 정착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7일 사측이 제시한 올해 임금 6% 인상안을 노조가 조건 없이 받아들여 '무교섭 임금 협상 타결 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로써 1964년 창립 이래 39년간 무분규 노사관계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김경태 노조위원장은 "회사의 정도·투명경영 약속을 믿고 상생의 노사 평화를 실현한다는 조합원의 뜻에 따라 협상안에 서명했다"고 말했다.'노사는 하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36개 회원사 가운데 32개 업체가 임금협상을 마무리, 88.8%의 타결 진도율을 보였다. 이는 전 산업 타결 진도율 32.3%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교섭 없이 협상을 마친 업체도 10개사"라며 "노사가 상호 신뢰와 협력에 기초한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해온 결과"라고 말했다. 특히 94년 노조가 국내 산업계 최초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동국제강은 올해 사측과 교섭 없이 임금 8% 인상 등에 합의, 무파업은 물론 95년 이후 무교섭 전통을 지켜냈다.

'골리앗 크레인 점거' 등 강성노조의 대명사로 불렸던 현대중공업도 올해 임금 9.6% 인상 등에 합의, 9년 연속 무분규 임금·단체협상 타결 기록을 세웠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의해 노사관계 모범사례로 꼽힌 LG전자 관계자는 "노사 갈등은 한번 걸리거나 예방접종을 하면 재발하지 않는 홍역 같은 게 아니다"며 "끊임없는 관심과 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사화합은 윈윈 게임

내실경영을 앞세운 동국제강은 2001년(매출 1조7,852억원·영업이익 1,548억원)과 2002년(매출 1조9,579억원·영업이익 1,802억원) 연속 사상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기록(매출 1조0,869억·영업이익 1,166억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0일 자동차 업계 중 가장 먼저 무분규 임금협상에 성공한 쌍용자동차는 부채비율이 지난해 상반기 451%에서 올 상반기에는 161%로 크게 줄어들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렉스턴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성공적인 런칭과 3년 연속 무분규 임협 타결에 힘입어 업계 평균치를 웃도는 수익성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사관계도 80년대와 달리 윈윈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성숙한 관계로 진일보해야 한다"며 "노조가 실리를 추구하는 노선으로 선회하기 위해선 사측도 투명경영 등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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