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항상 조심 운전을 하고 있습니다."북한 응원단 1호차 운전기사 김홍록(42·사진)씨는 "북한 미녀들과 함께 보내는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너무 행복하다"며 연신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씨는 북한 응원단들에게 '선생님'으로 통한다. 항상 웃는 얼굴로 응원단을 맞이하고, 안전 운전으로 응원단이 차 안에서라도 편히 쉴 수 있게 배려해 주고 있기 때문. 김씨는 북한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응원단을 수송하는 관광버스 차량 11대 중 1번을 달고 나머지 10대의 버스를 인솔하는 것에 대해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다. 버스 앞에서 경찰과 국정원 직원들이 교통신호체계를 바꿔주며 길을 안내해 주지만, 1호차는 응원단 버스를 진두지휘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 관광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다 발탁된 김씨는 "무사고 운전 20년 경력이 1호차를 맡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처음에는 북한 응원단이 낯설었지만, 이제는 여동생들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 김씨는 응원단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다. 응원단이 보통 1시간 이상 목이 터져라 응원가와 구호를 외치고, 취주악단의 음악에 맞춰 율동까지 하고 기진맥진해 돌아오면 버스안에서 멀미를 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김씨는 "차 멀미 때문에 응원단들이 약도 먹고, 건강유지를 위해 과자보다는 오렌지 등의 과일을 주로 먹고 있다"며 "혹시 버스가 불편해 멀미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김씨는 "남한과 북한이 화해하고 협력의 시대를 만들기 위해 평화 사절단으로 다시 돌아온 응원단이 돌아가는 날까지 안전운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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