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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개그콘서트" 31일 특집/개콘 200회… 코미디 전성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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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개그콘서트" 31일 특집/개콘 200회… 코미디 전성시대 활짝

입력
2003.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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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 사인이 떨어지자 늘씬한 미녀 4명이 무대에 올라 빅마마의 'Break Away'를 열창한다. 미녀들은 입만 벙긋거리고 무대 중간에 놓인 흰 막에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이 빅마마의 뮤직비디오를 연상케한다. 빅마마의 축하무대인가. 그 순간, 중국 드레스 차림의 정형돈 임혁필 정종철 양배추가 흰 막을 찢고 등장하자 객석은 폭소의 도가니가 된다.25일 오후 7시 KBS별관 공개홀에서 2시간 동안 열린 2TV '개그콘서트' 200회 특집 공연은 시종 파격적인 무대로 관객들의 혼을 뺐다. 손범수 최은경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공연은 이재훈이 김건모, 김시덕이 앙드레 김 버전의 세븐, 2대8 가르마를 한 이정수가 설운도의 노래를 각각 패러디한 '폭소가요제'로 화려하게 문을 열었다.

이어진 각 코너에는 인기연예인이 게스트로 출연해 흥을 돋웠다. '유치개그'에는 쇼트트랙 스타 김동성이 나와 정형돈의 유행어 "오! 이런∼이런∼이런∼"을 연발해 폭소를 자아냈고, '앙코르 우격다짐'에서 이정수와 호흡을 맞춘 클릭비의 김상혁은 어설픈 연기로 NG를 내 관객들을 더 즐겁게 했다.

'생활사투리'에는 로버트 할리와 미즈노씨가 출연해 토박이 못지않은 영·호남 사투리 실력을 뽐냈고, '우비삼남매'에서는 슈가의 아유미와 수진이 김다래와 권진영을 깜찍하게 흉내내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말 '개그콘서트'를 떠났다가 최근 다시 합류한 '황마담' 황승환이 깜짝 출연해 여장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31일 오후 8시50분부터 80분간 방송되는 200회 특집에는 '사바나의 아침' '바보삼대' '수다맨' 등 역대 베스트코너 명장면, 노통장의 '맞습니다, 맞고요' 등 유행어와 녹화 현장 NG모음, 탤런트 신구와 야구선수 이승엽의 축하메시지 등이 VCR 화면으로 곁들여진다.

1999년 9월 첫 전파를 탄 '개그콘서트'는 대학로 극장식 개그를 접목한 독특한 무대로 눈길을 끌며 단숨에 오락 프로의 '지존'으로 자리잡았다. 그 인기는 장기간 시청률 고공행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이 프로의 시청률은 2001년 10월 이후 월드컵 기간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20%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올 초 심현섭 등 주축 10여명의 집단탈퇴로 위기를 맞았지만, 새 얼굴들로 분위기를 쇄신해 오히려 시청률이 30%대로 급등했다.

'개그콘서트'의 인기 비결은 젊은층의 문화 코드를 재빨리 읽어내 웃음의 소재로 삼는 순발력. 관객의 반응이 썰렁하면 방송에서는 가차없이 잘라버리는 철저한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고, 공개 오디션을 통해 수시로 새 얼굴을 발굴한다. 주 시청자층은 여전히 10,20대이지만, '언저리 뉴스' 등 중장년층도 호응할 수 있는 코너를 늘려 가족이 함께 보는 프로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말장난과 유치한 유행어 남발, 음식을 얼굴에 바르는 따위의 엽기 행각으로 지탄도 받고 있다. '개그콘서트'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박준형은 "관객의 순간적인 반응이 중요한 공개 코미디의 특성상 남자끼리 뽀뽀하고 남이 먹던 음식을 받아 먹는 등 엽기적인 내용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그는 "위기 때마다 신인들의 활약이 돌파구가 됐듯이 끊임없이 새 피를 수혈해야 매너리즘을 극복할 수 있다"면서 자신이 출연하는 코너를 한, 두개로 줄이고 아이디어 생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처럼 '코미디 전성시대'를 활짝 연 '개그콘서트'가 건강한 웃음으로 300회, 500회를 이어가며 장수 프로그램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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