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다."박태경(23·광주시청·사진)이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육상남자 110m허들에서 3위로 골인하자 옆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주형결 대한육상연맹 전무가 탄성을 터뜨렸다. 박태경의 메달은 장재근(국가대표코치)이 1985년 고베하계 U대회 2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후 세계규모 종합대회 육상트랙부문에서 한국이 무려 18년 만에 따낸 것이어서 육상인들의 기쁨은 남달랐다.
박태경은 준결승에서 이미 13초76을 기록, 자신의 종전 한국기록(13초89)을 갈아치워 메달을 예고했다.
박태경은 경기직후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동메달을 따내고도 대표팀에서 탈락했던 설움이 이제야 풀린다"며 "오기로 이를 악물고 뛰었다"고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당시 박태경이 대표팀에서 제외된 것은 육상 대표팀이 아테네 올림픽 대비 체제로 전환하면서 재정 사정 등을 감안해 메달 가능성이 희박한 종목의 선수를 대폭 줄였기 때문. 박태경은 그러나 부산 아시안게임때 자신을 지도한 김효종 코치를 찾아 5월 부산으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대표팀 탈락 설움을 곱씹으며 비지땀을 흘렸다.
두 달간 피땀 흘린 훈련 결과 14초 벽을 다시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이번 대회 직전 마침내 예전의 속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선대 체육교육과 야간부에 재학중인 박태경은 "이제는 내년 아테네올림픽 기준기록(13초64)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라며 "당분간 학업을 접더라도 올림픽 준비에 전력을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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