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의 신생 독립국 세인트 키츠앤 네비스의 킴 콜린스(27)가 남자 100m에서 대이변을 연출하며 새로운 단거리 제왕의 자리에 올랐다.영연방챔피언 콜린스는 26일 새벽(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생드니스타디움에서 열린 2003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10초07로 결승선을 끊어 트리니다드토바고의 19세 신예 대럴 브라운(10초08)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대런 캠벨(영국)이 10초08로 브라운과 똑같이 골인했으나 사진 판독에서 뒤져 3위로 밀렸고 현 세계기록 보유자 팀 몽고메리(미국·9초76)는 10초11로 5위에 그쳤다. 콜린스가 기록한 10초07은 지난 83년 헬싱키대회 이후 가장 나쁜 우승기록이다.
대회 4연패의 위업을 꿈꿨던 '인간탄환' 모리스 그린(미국)은 앞선 준결승에서 10초37의 부진한 기록으로 전체 9명 중 8위로 처치며 탈락해 대회 최대 이변이 연출됐다.
개인 최고기록 9초98로 대회 전 우승 후보로 점쳐지지 않았던 콜린스는 스타트(반응시간 0.148초)가 좋지 않았으나 중반부터 위력적인 스퍼트로 치고 나가 역전극을 이뤄냈다.
이날 결승은 피니시 라인에서 콜린스와 브라운, 캠벨, 드웨인 챔버스(영국10초08) 등 1∼4위가 거의 동시에 들어와 육안으로는 1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숨막히는 접전이었다.
174m, 67㎏으로 단거리 스프린터로는 매우 왜소한 체격인 콜린스는 특유의 머리를 흔드는 주법으로 중반 역주를 이어갔고 결승선에서 가슴을 쭉 뻗어 간발의 차로 결승선을 먼저 끊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콜린스의 우승과 그동안 단거리를 양분했던 그린과 몽고메리의 탈락, 신예 브라운의 부상으로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가리는 남자단거리는 세대교체 바람과 본격적인 춘추전국 시대를 예고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는 러시아의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23)가 4m75의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했다. 남자 높이뛰기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예 자크스 프레이태그(21)가 2m35를 넘어 슈테판 홀름(스웨덴·2m32)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해머던지기에서는 벨로루시의 이반 티콘이 83m05로 우승했고 일본의 자존심 무로후시 고지는 3위(80m12)에 머물렀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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