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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스타 대신 "태권스타"로/영화데뷔 마다한 김순기 부상딛고 U대회 金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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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스타 대신 "태권스타"로/영화데뷔 마다한 김순기 부상딛고 U대회 金메달

입력
2003.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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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우 포기하길 잘했네요."국제대회 태권도 금메달을 위해 영화 배우로 데뷔할 기회를 마다했던 김순기(23·용인대·사진)가 마침내 꿈을 이뤘다.

1998년 전국체전 여고부 헤비급에서 정상에 올라 이름을 알린 김순기는 대학 1학년 때인 2000년 국내 대회에서 4관왕에 오르며 금메달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 무렵 양리칭 주연의 액션영화 '예스마담'으로 유명한 홍콩 영화 감독 고비로부터 뜻밖의 제안이 들어왔다. 1억원의 개런티를 줄테니 1년간 계약을 맺자는 것이었다.

고비 감독은 한중 합작영화 '여경특공대'에 대역으로 잠깐 출연했던 김순기를 눈여겨 보고 뛰어난 태권도 실력에다 177㎝ 키, 예쁘장한 얼굴을 갖춘 그를 금방 스타로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순기는 "국제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게 꿈"이라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호사다마였을까. 승승장구하던 그는 2000년 가을 시합 도중 무릎을 크게 다쳤다. 수술을 받았지만 통증이 재발해 그 해 11월에는 시합 도중 수건을 던지고 밖으로 뛰쳐나가 눈물을 쏟기도 했다. 금메달의 꿈은 물거품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김순기는 포기하지 않았다. 재활과 함께 훈련을 계속하면서 좌절하려는 자신을 다잡고 버텨냈다.

그리고 마침내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면서 이번 유니버시아드에서 기회를 잡았다.

금메달까지는 고군분투의 연속이었다. 1차전에서는 상대에게 왼 무릎을 공격당해 바닥에 뒹굴어야 했고 8강전에서는 영국 선수에게 복부를 가격당해 한동안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결승전에서도 치열한 공방전 끝에 막판 뒷심으로 기어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얼마나 갖고 싶었던 금메달이었는지…" 이제 그에게 남은 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 뿐이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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