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직업교육시설이 초등학교 운동장에 신축되는 것에 반발, 일부 학부모들이 개학 첫날부터 학생들의 등교를 가로막고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서울 맹학교 이전에 반대해 교내 천막농성을 벌여온 학부모들의 모임인 '용산초등학교 축소반대 위원회'는 25일 "학교와 학부모 대표의 동의가 없는 교육부의 서울 맹학교 직업교육시설 이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녀들의 등교를 무기한 거부한다"고 밝혔다. 여름방학 직전인 지난 달에도 일주일 동안 수업거부로 파행적인 학사운영을 했던 용산초등학교는 개학 첫날인 이날도 전교생 200명 중 28명만이 등교했다.
이번 등교거부결정에 대해 40일째 농성에 참가 중인 학부모 신모(40·여)씨는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 관계자는 "학부형들이 학교 부근에서 학생들에게 등교거부를 설득한 것으로 안다"며 "등교거부는 가장 비교육적인 처사"라고 말했다. 서울 맹학교 장병연(53) 교감은 "아직까지 국민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느냐"며 씁쓸해 했다.
이에 앞서 교육부는 지난 해 9월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학생 수가 3,000명에서 200명으로 급감한 용산초등학교의 부지 5,000여평 중 2,000여평에 서울맹학교의 전문학사 과정을 증설하겠다고 결정했다. 학부모들은 지난 달 19일 기공식을 방해하는 등 여러 차례 교육부의 결정에 반발해 왔다.
한편 서울 맹학교 신축 공사는 방음벽 설치 등 기초작업이 끝난 상태로 내년에 공사가 완료되면 2005년부터 단계적인 이전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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