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시험에 이어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는 전기기사 등 국가자격시험문제가 무더기로 사전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 상당수가 유출된 문제를 미리 풀어보고 자격증을 취득한 사실도 밝혀졌다.대전지검 특수부는 25일 돈을 받고 시험문제를 몰래 빼내 유포한 혐의(뇌물수수 등)로 한국산업인력공단 임모(53) 부장을 구속했다. 또 유출된 문제를 풀어본 뒤 자격증을 딴 전기안전공사 임모(51) 팀장 등 전·현직 공사직원 7명과 철도청 공무원 김모(51)씨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5월 공인중개사시험 사전유출 사건으로 구속된 전기학원 원장 오모(48)씨 등 5명에 대해 이번 사건 연루혐의를 추가했다.
임 부장은 2001년 2월 자신이 관리하던 공단 금고에 보관돼 있던 전기기사시험 답안지를 메모지에 옮겨 적은 뒤 오씨에게 건네주고 50만원을 받는 등 3차례에 걸쳐 600여만원을 받고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다. 또 임 팀장 등은 돈을 주고 빼낸 문제를 풀어보고 2002년 6월 전기공사기사시험 등 산업인력공단에서 유출된 각종 자격시험문제를 풀어본 뒤 응시해 자격증을 취득하고 주변에서 응시생들도 모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결과 이번에 유출된 자격증 분야는 5월 공인중개사시험 외에 전기기사와 전기공사기사 소방설비기사 철도신호기사 전기철도기사 토목기사 전기공사산업기사 등 8종이며, 이들 자격증을 모두 취득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번 사건에 연루된 자격증 취득자 100여명 가운데 전기안전공사 전·현직 직원이 절반 가량인 50명을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이사급인 박모(59) 지역본부장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오씨가 운영하던 전기학원은 합격률이 높아 '족집게 학원'으로 인기가 높았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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