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DVD를 젊은이들의 문화라고 했던가. 적어도 고전 DVD 앞에서는 그 말이 무색해진다. 극장이나 TV에서 보기 힘든 1960년대 이전 고전영화들이 잇따라 DVD로 출시되고 있다.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고전 DVD들은 우수한 화질과 풍부한 부록으로 영화팬들을 즐겁게 만든다.시민 케인 특별소장판(Citizen Kane CE) 영화사 100년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시민 케인'이 뛰어난 화질과 풍부한 부록을 싣고 3장의 DVD로 23일 출시됐다. 오손 웰즈 감독이 26세 때인 1941년에 만든 이 흑백영화는 요즘 봐도 놀랄 만한 촬영술과 편집 등 영상기교 때문에 영화인들 사이에 교과서로 꼽히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번에 나온 DVD는 본편 영화 뿐만 아니라 1999년 제작된 오손 웰즈의 삶을 다룬 영화 'RKO 281'과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부록들이 수록돼 있다. 특히 영화를 보며 들을 수 있는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와 오손 웰즈의 전기작가 피터 보그다노비치의 음성해설 2편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있다.
여기에 영화의 역사적 가치를 이해하는데 더없이 좋은 자료로 미국 PBS방송국이 제작한 2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 '시민 케인을 둘러싼 논쟁'도 수록돼 자료적 가치를 빛내고 있다. 이 타이틀을 보면 위대한 영화를 DVD로 다시 만나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채플린 콜렉션 한정판 올해 가장 기대되는 고전 명작 DVD는 12월 나올 예정인 찰리 채플린 작품집이다. 당초 10월 국내 출시 예정이었으나 한글 자막 작업이 늦어져 미뤄졌다. 총 9장인 이번 작품집에는 찰리 채플린의 대표작인 '황금광시대' '라임라이트' '모던 타임즈' '위대한 독재자' 등 4편과 그의 삶을 조명한 별도의 다큐멘터리 영화등 위대한 희극왕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단순히 영화뿐만 아니라 작품 이해에 필요한 풍부한 부록들이 함께 실려 작품 1편당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다. '위대한 독재자'에는 25분 가량의 제작과정과 단편 '이발사 찰리'가 포함되며 '모던 타임즈'에는 삭제장면, 채플린의 테마음악 등이 실린다. '라임라이트'에도 채플린의 미완성 단편 '교수'를, '황금광시대'에는 1925년에 제작된 1시간 30분 분량의 원본 무성영화를 수록했다.
이 작품집은 방대한 내용 외에도 뛰어난 화질로 주목받고 있다. 첨단 디지털 기술로 요즘 영화처럼 완벽하게 복원된 이 작품들은 올해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돼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름은 들어봤나, 빈센트 프라이스와 에롤 플린?" 요즘 세대에게는 생소하지만 중장년층에게는 낯익은 스타들이다. 빈센트 프라이스 주연의 공포영화 '밀랍인형의 집'(1953)과 무성영화 시대의 스타 에롤 플린이 주연한 '왕자와 거지'(1936)가 8월말 출시된다.
이밖에 섹스심벌 마릴린 먼로, 만인의 연인 험프리 보가트, 영원한 반항아 제임스 딘과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작품들이 DVD로 나와 추억의 앨범 노릇을 하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