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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처럼… 비정한 조폭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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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처럼… 비정한 조폭세계

입력
2003.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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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처럼 조직을 탈퇴하려는 조직원을 가장 친한 친구를 시켜 살해한 신흥폭력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경기경찰청은 25일 성남지역 신흥 폭력조직 신K파 두목 이모(28)씨와 행동대장 이모(25)씨를 각각 살인교사 및 살인혐의로, 임모(23)씨 등 조직원 11명을 폭력 혐의로 구속했다.

행동대장 이씨는 지난달 28일 성남시 수정구 수진2동 제일시장 앞길에서 같은 조직의 행동대장 문모(26)씨를 불러내 흉기로 가슴 얼굴 등 7군데를 찔러 살해한 혐의다. 죄책감에 이씨는 두목 이씨에게 사건을 보고한 뒤 문씨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 영안실에 문상을 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두목 이씨는 문씨와 그를 따르는 조직원들이 이탈할 움직임을 보이자 문씨와 절친한 친구 사이인 행동대장 이씨를 시켜 살해토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행동대장 이씨와 문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던 동네 친구사이로 중학 2학년 때 함께 가출, 술집 웨이터 생활을 하다 스무 살 때 성남의 폭력조직 K파에 함께 가입해 조폭생활을 해왔다. 숨진 문씨의 아버지(54)는 "매일같이 우리집에 찾아와 자고 갔을 정도로 친한 친구 사이인데 그럴 리가 없다"고 어이없어 했다.

친구 사이였지만 조직에선 서열상 라이벌 관계에 있던 행동대장 이씨는 경찰에서 "내가 죽였다"는 진술 외에는 다른 말은 일절 하고 있지 않다. 경찰은 "친한 친구를 죽이고도 오로지 조직 보존을 위해 자신이 모든 죄를 덮어쓰겠다며 입을 다물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지난해 7월16일 출소한 두목 이씨는 이틀 뒤 성남지역 폭력조직 K,D파의 잔존 조직원들을 모아 신K파를 결성했으며 이들은 B나이트클럽 등 업소들을 상대로 보호비 명목으로 3,000만원 상당의 돈을 빼앗는 등 성남 일대 유흥가를 무대로 폭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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