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의 6개월을 '총체적 국정실패'로 규정한다. 국정의 모든 분야에서 낙제점에 머물고 있다는 말이다. 한나라당은 국정 실패의 주 원인으로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철학 부재를 꼽는다. 최병렬 대표는 "대통령과 측근의 철학과 역사관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경제 부분에선 "현 정부는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단계가 어느 단계에 있으며, 무엇에 주력해야 하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야당의 생각이다. 예컨대 "지금 우리는 성장에 우선을 둬야 하는 국민소득 1만 달러 수준인데도 정부는 2만 달러 시대에나 풀 수 있는 분배를 강조해 사회 갈등을 부추기고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켜 경제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사, 교육 문제 등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가 철학과 원칙이 없기 때문에 말을 자주 바꾸고 책임도 지지 않으며, 문제만 생기면 남의 탓으로 돌린다"고 분석한다. 이원형 제3정조위원장은 "밀면 밀리는, 원칙이 없는 노사정책이 파업 공화국을 만든 반면 주 5일제 등 정작 중요한 현안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않는 게 현 정부의 주소"라고 진단한다.
남북 문제도 예외가 아니다. 홍사덕 총무는 "노 정부는 현실 정치 문제인 남북관계를 이데올로기 문제로 보는 유아적 발상에 사로잡혀 있다"고 평가한다. 북한 권력집단을 개혁 개방으로 유도하지 못하는 '대북 퍼주기', 북한 동포의 인권문제 눈감기 등을 단적인 예로 든다. 박진 대변인은 "전략이 없는 아마추어리즘 외교로 북핵 사태를 더 악화시켰으며, '갈테면 가라'는 식으로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를 방치해 안보공백을 낳았다"고 혹평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현 정부가 몇 가지 긍정적인 일도 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노 대통령의 탈 권위주의 행보, 철도 파업에서의 법과 원칙 확립 등이 예. 박 대변인은 "지지자들의 비판에도 불구, 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한미동맹 관계를 강조한 점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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