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이 불쑥 나타났다. "7년만의 당사 방문"이라는 그는 최병렬 대표와 30분 가까이 면담한 데 이어 박주천 사무총장, 홍사덕 총무를 차례로 만났다. 당연히 '홍 전 수석이 내년 총선 출마 문제를 당 지도부와 상의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실제로 당 일각에는 부산에서 태동하고 있는 '노무현 신당' 바람에 맞서기 위해 지난 12일 복권된 홍 전 수석을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후광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영입론도 같은 맥락이다. 홍 전 수석 본인도 15대 총선에서 당선됐던 부산 서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반론도 있다. 홍 전 수석이 한보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YS사람'을 내세우는 것 자체가 수도권 등 다른 지역의 선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또 대표일지라도 특정인에 대한 공천보장이 불가능한 현재의 시스템이 장애가 될 수 있다.
홍 전 수석은 지도부 면담을 마친 뒤 "나는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고향 선배인 최 대표에게 안부인사하러 온 것일 뿐"이라고 일단 출마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그가 구태여 당사를 찾은 것은 출마문제 외에 달리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어 홍 전 수석은 이날 저녁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서 김 전 대통령, 박관용 의장, 황인성 전 총리 등과 만찬을 함께 했다. 박 의장측은 "의장의 오랜 친구인 홍 전 수석의 복권을 축하하기 위한 조촐한 자리로, 의미 있는 정치적 대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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