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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분규, 외국기업 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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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분규, 외국기업 쫓는다

입력
2003.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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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정부' 들어 격화하고 있는 노사분규가 외국계 기업으로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최근 들어 노조의 파업과 집단행동을 견디다 못해 직장 폐쇄를 단행하는 외국계 기업이 속출, 외국인 투자유치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세계 85개국에 500여개의 사업장을 두고 있는 다국적 종합식품 업체인 한국네슬레는 50여일 간의 노조 파업에 시달리다 25일 서울사무소에 대한 직장 폐쇄에 들어갔다. 한국네슬레측은 노조가 조합원의 이동·전환 배치 때와 외주 하도급 때 노조와 합의할 것을 요구하자 지나친 경영참여라며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 출범이후 노조 파업에 맞서 직장 폐쇄를 했거나 현재 폐쇄중인 외국계 기업은 모두 7곳으로 늘어났다. 미국계 복합 유리섬유 제조업체인 한국오웬스코닝의 경우 지난달 23일 노조의 인사·경영권 참여와 임금인상 요구에 맞서 경북 김천 공장에 대한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가 20일만인 이 달 12일 분규를 타결 지었다. 대만 KOOS그룹이 최대 주주로 있는 KGI증권도 회사측의 영업소 통합에 항의해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7월말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이 회사는 외국인 사장을 연금한 노조위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지난달 프랑스계 유통업체인 한국까르푸는 노조원들의 사업장 방해 사태가 계속되자 파업 조합원의 매장 출입을 막기 위해 직장 폐쇄에 들어갔다가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하루 만에 철회하기도 했다.

KOTRA에 따르면 노사문제로 신고된 고충처리 건수 역시 99년 7건에 불과하던 것이 2000년 32건, 2001년 57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02건으로 매년 100% 가량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환위기 이후 활기를 띠던 외국계 자본의 국내 유입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정부가 외자 확보에 사활을 걸고 뛰어 들었던 99년 155억 달러(2,104건)에 달했던 외국 자본의 국내 투자 규모가 2000년에는 152억 달러(4,140건), 2001년에는 112억 달러(3,340건), 2002년에는 91억 달러(2,402건) 등으로 매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가 들어선 올해는 6월 상반기까지 외국인 투자 규모가 26억 달러(1,215건)로 예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외자 유입 감소의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노사분규라고 입을 모은다. 능력에 따라 대우하고, 고용과 해고가 자유스러운 기업 문화에 익숙해 있는 외국 기업인들에게 경영에까지 간여하려는 한국적 노사 관계는 수용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유로참의 관계자는 "지금 한국은 노동 운동이 절정에 달했던 1970년대 영국을 보는 듯 하다"며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나 제약은 전보다 완화됐지만 과격한 노조가 한국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계는 "외국계 기업들은 노조의 정당한 요구에도 서둘러 직장 폐쇄를 단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강경 대응에 앞서 노사가 함께 상생의 길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김중석기자 j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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