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U대회 첫 4관왕에 오른 러시아 리듬체조의 이리나 차시나(20·사진)는 '리듬체조의 여왕' 알리나 카바예바(러시아)와 함께 세계 리듬체조의 쌍벽을 이루는 선수. 그는 금지 약물 양성반응이라는 아픈 과거를 떨치고 정상에 올라 기쁨이 더욱 컸다.차시나는 2001년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굿윌게임에서 개인종합 1위에 오른 데 이어 스페인 마드리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후프 1위, 볼 2위, 곤봉2위, 줄 2위에 올라 대회 5관왕에 오른 팀 동료 카바예바에 이어 개인종합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차시나는 카바예바와 함께 도핑테스트 결과 이뇨제 계열의 금지약물인 푸로세마이드 양성반응을 보여 굿윌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모두 박탈당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차시나는 당시 고의로 약물을 복용한 것이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실의에 빠져있던 차시나는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각종 군소대회에 참가해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자격정지가 풀리자 마자 '물 만난 고기'처럼 5월 프랑스 콜베이 국제대회에 출전해 개인종합, 볼, 줄, 곤봉에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휩쓸어 대회 4관왕을 거머쥐었다. 차시나는 이 대회에서 리본을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카바예바를 제쳐 만년 2인자라는 오명을 떨쳐내고 자신의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
이번 대회에서 4관왕에 올라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모두 날려버린 그는 "다음 목표는 9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목 전관왕을 차지하는 것"이라며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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