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영화 장면을 DVD에서는 볼 수 있다. 언뜻 이해되지 않는 엉뚱한 말처럼 들리지만 실제 맞는 얘기다.DVD의 소장가치를 높이기 위한 영화사들이 극장 개봉 일정에 쫓겨 넣지 못한 장면이나 감독이 재편집한 필름을 DVD에 넣어 출시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기 때문. 심지어 등급 심의 때 삭제된 장면을 재심의를 거쳐 무삭제판으로 발매하는 경우도 많아 DVD 마니아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에피소드 1,2편 DVD에는 극장 개봉시 봤던 컴퓨터그래픽(CG) 장면이 더욱 보강돼 수록됐다. 에피소드 1편 '보이지 않는 위험'에는 포드레이싱 등 7개 장면을, 2편 '클론의 습격'에는 조지 루카스가 DVD만을 위해 완성한 삭제장면이 담겨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아예 30분 분량의 영상을 따로 제작해 극장에서는 보여주지 않고 '확장판'이라는 이름의 DVD로만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매된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 확장판'에는 원작의 흐름이 더 잘 살도록 재편집된 영상이 많았다.
올해도 2편인 '두개의 탑' 극장판에 30분 가량을 추가로 편집해 넣은 확장판 DVD가 11월에 나올 예정. 피터 잭슨 감독은 "극장에서 못본 새로운 캐릭터까지 보게 될 것"이라고 귀띔한다.
'진주만 디렉터스컷' DVD 역시 극장에선 보지 못한 진주만 공습의 참혹함이 그대로 재현돼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무려 1시간 이상 추가돼 20여년만에 DVD로 나온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특별판(SE)'은 명작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데우스 특별판(SE)'에는 밀로스 포먼 감독이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섬세한 캐릭터 묘사 및 갈등을 보여주는 20분의 장면을 추가한 영화가 수록됐다. 카메론 크로 감독의 '올모스트 페이모스 최종판(UE)'에는 아예 극장판과 40여분이 추가된 감독편집판 2종이 들어있으며 '터미네이터 2 UE'는 3종의 서로 다른 영화가 담겨있다. 한국영화로는 'YMCA야구단 SE' DVD와 미니시리즈 '네 멋대로 해라'가 새로운 영상이 추가된 감독판 DVD로 나와있다.
무삭제판으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원초적 본능 SE' '말레나 SE' '슬리피 할로우' '쇼걸 SE' '엑스파일 시즌 1' '13일의 금요일' '이벤트 호라이즌' 등은 DVD로 출시되면서 극장에서 삭제된 장면들이 그대로 수록됐다. 특히 영등위 위원장이기도 한 김수용 감독의 '중광의 허튼소리'가 1980년대 개봉 당시 군사정권의 검열로 잘려나간 10여군데 장면이 모두 복원돼 9월초 DVD로 첫 공개된다.
DVD에만 담겨있는 미공개 영상을 보는 쾌감을 극장에서나 비디오로만 영화를 보는 이들이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DVD칼럼니스트 kim@journal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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