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기자들과 남한 보수단체 회원이 물리적 충돌을 빚은 사건과 관련, 북측 전극만 총단장이 24일 저녁 남측의 사죄와 주동자 처벌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자 25일 오전 조해녕(대구시장) 대구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장도 서둘러 유감 성명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각각 남북 당국의 긴급 훈령에 따라 움직인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끈다.북측으로부터 사과요구를 받은 조 위원장은 25일 오전 9시30분쯤 대구시 간부회의를 주재하다가 모처로부터 긴급 호출을 받고 시청을 떠났다. 이어 조 위원장은 미디어센터에서 모처로부터 성명서를 전달받아 이를 발표하는 역할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조위원장이 언론지원실을 통해 기자들에게 "성명만 발표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였다. 조 위원장은 성명서를 다 읽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기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두 질문에 짤막하게 답변한 뒤 서둘러 회견을 떠났다.
조 시장은 대회시작 전 북측이 인공기 소각을 이유로 대회 불참을 시사했을 때도 참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려다 모처의 긴급 연락을 받고 이를 취소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24일 숙소인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 머물던 전극만 북측 총단장의 상황도 비슷했다. 그는 이날 오후 2시20분쯤 대구 유니버시아드 미디어센터 앞에서 벌어진 충돌사건을 보고받자 마자 북측 임원 숙소인 대구은행 연수원으로 급히 갔다. 북측 기자단이 미디어 센터 3층에 마련된 통신실을 이용해 이미 상황을 평양에 알린 뒤 행동지침을 받아 북측 임원에게 전달한 상태였다.
평양의 지시에 따라 성명서를 만든 전 총단장은 오후 8시쯤 미디어 센터에 도착, 통신실에서 평양과 다시 최종 문안을 조율한 뒤 5층 기자회견장로 가 성명을 발표했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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