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가계소득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사교육비 부담은 크게 늘어 가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가구주 평균 연령 42세·가구원 3.52명)의 월평균 소득은 282만8,300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4.2% 늘었다. 반면 가계 지출액은 223만4,500원으로 7.2% 증가했다.지난해 동기(소득 9.6% 증가, 지출 5.6% 증가)에 비해 소득 증가세가 둔화한 반면 지출은 더 확대된 셈이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256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8% 증가에 불과, 지난해 동기(6.8%)에 비하면 8.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소득 증가세의 둔화는 근로소득이 249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3% 늘었으나, 경기 불황으로 임대 및 이자소득(-18.6%), 타가구에서 이전되는 소득(-21.7%), 경조사비 등 비경상소득(-13.3%)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출의 경우 소비지출은 189만6,000원으로 6.1% 증가했다. 특히 전체 소비지출의 9.7%를 차지하는 교육비가 전년 동기대비 17.0% 늘어 증가율 1위를 기록했으며, 자녀들의 학원·학습지 과외, 취업 준비용 학원 수강 등 사교육비(보충교육비)는 42.2%나 급증했다. 또 공적연금과 사회보험료가 각각 14.2%와 28.6% 증가하는 등 각종 조세와 부담금, 차입금 이자 등 비소비지출이 14.2%나 늘어 사교육비와 함께 가계를 압박하는 주요인으로 지적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사교육비의 급증은 자녀들의 과외비 부담이 여전한데다 청년실업 증가로 취업을 위한 학원수강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출이 소득보다 빨리 증가하는 바람에 평균소비성향도 76.2%로 전년 동기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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