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구경이 재미있는 것은 당사자 두 사람이 서로 "네 잘못"이라는 분명한 판단을 보이며 구경꾼도 "이쪽 잘못" "저쪽 잘못"이라고 나름대로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물론 자의적이다.9월5일 개봉될 두 편의 한국 영화가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에 휘말려 있다. 한마디로 누군가가 "저 영화가 개봉되지 못하게 해 달라"고 법원에 호소한 것이다. 두 사건의 개요를 살펴 보고 나름대로 판단해 보길.
사건1, '조폭 마누라 2'. 이 영화 1편의 공동제작자였던 서세원씨는 서세원프로덕션(대표 김길남) 이름으로 11일 현진씨네마가 자신과 협의 없이 2편을 진행해 공동저작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냈다. 현진측은 "2편을 제작할 경우 저작권이 현진측에 있다"는 사실을 계약서에 명시한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충무로는 서씨가 PD금품제공 사건에 연루, 도피 생활에 들어가면서 현진측에 주기로 한 1편의 부가수입 수수료 약 6억원을 아직까지 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서씨측은 현진측에 '막후협상' 제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작 소송 자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이런 시각은 '연예인 서세원'을 백안시하는 충무로식 시각이다.
두 번째 사건은 '오!브라더스'. 한때 이 영화의 제작자였던 김영운 매쉬필름 대표는 '오!브라더스'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20일 기각 판정을 받았다. 양쪽이 명예훼손과 관련한 민사소송으로 얽혀 있어서 아직 사건이 끝난 것은 아니다. 투자사인 KM컬쳐는 "제작자 김씨가 제작비 5,000여 만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하며 총수입의 30%였던 제작자 지분을 10%로 낮추고 제작사 이름에서 공동제작사인 '매쉬필름'을 빼버리고, 'KM컬쳐' 단독 제작으로 바꾸었다. 김씨는 "KM의 공갈협박으로 지분을 포기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제작자가 문제가 있지만 원금 회수를 요청하지도 않고 지분을 빼앗은 것은 너무한 처사"라는 동정론도 있고, "제작비를 주머닛돈처럼 쓰는 무책임한 제작자는 응징해야 한다"는 일벌백계론도 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한솥밥 먹던 사람들이 이것 때문에 원수가 됐다는 것이다. 돈.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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