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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식물이용 사업단" 출범 1년여 큰성과/"신약 재료로 들꽃이 거듭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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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식물이용 사업단" 출범 1년여 큰성과/"신약 재료로 들꽃이 거듭나요"

입력
2003.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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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과 들에 자라는 식물은 4,300여종. 한반도에서만 발견되는 고유한 자생식물도 400여종이나 된다. 종의 다양성 측면에서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다양한 식물이 좁은 땅에서 자라고 있는 셈이다. 이들 자생식물에서 신약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한창 진행중이다. 2002년 6월 출범한 과학기술부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은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을 천연신약이나 관상수목, 산업용 천연소재로 개발하는 등 다양한 연구성과를 내놓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4,300여종에 달하는 국내 식물의 분류를 위해 10년 장기 프로젝트로 국제 규격의 식물지(植物誌) 발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이 작업에 북한의 식물학자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약초 식물만 1,000여종

우리나라의 자생식물 가운데 약초로 사용하는 식물은 1,000여종에 달한다. 식물을 신약으로 특허 출원하는 것만도 한 해에 3,000여건에 이른다.

천연물 신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4,300여종에 달하는 국내 식물에 대한 분류가 필수적이다. 지난 3년간 과기부 산하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의 채집팀 5∼6명이 전국 산야를 누빈 끝에 2,000여종의 식물을 모았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쑥(艾葉)과 우수유에서 각각 위궤양 치료제와 치매에 치료 효과가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최도일 박사팀은 지난해 고추에 대한 유전자칩을 국내 처음으로 제작, 국내 식물 게놈 연구자에게 무상 배포했다.

경희대 생명과학대 한방재료가공학과 양덕춘 교수는 다양한 종류의 인삼을 바탕으로 이들의 유전자를 분석해 인삼 유전자은행을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동안 10종의 인삼을 연구해 '유전자(cDNA) 도서관'을 만들었으며 2만여 개의 인삼 유전자를 분석했다. 특히 인삼의 사포닌 성분 관련 유용 유전자 4종으로부터 완전한 유전자염기서열을 알아내 고(高)기능성 형질전환 인삼의 식물체 생산에 성공했다. 또한 인삼에서 추출한 파낙시논A라는 화합물이 비만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생쥐 실험을 통해 밝혀져 비만 치료제로 개발중이다.

관상목·화훼로 개발

서울여대 원예학과 이종석 교수팀은 한라산에서 백두산에 이르기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300여종의 야생화훼자원을 수집했다. 이 교수는 수집된 야생화훼자원을 화단용, 화분용, 조경용으로 구분해 우수품종으로 육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화단·조경용으로 인기가 높은 옥잠화 30여종을 새로이 육종했다. 이들 옥잠화는 어떤 환경에서나 잘 적응하고 잎과 꽃이 아름다워 화단·조경용으로 쓰이고 있다. 또한 척박하고 건조한 악조건에서도 잘 자라는 '애기기린초'도 새로이 만들어 경사면를 덮을 수 있는 식물로 개발했다.

이 교수는 또 '차즈기'(붉은 잎 들깨)의 잎을 더욱 붉게 만들고 키를 작고 치밀하게 자라게 하는 재배법을 개발, 도심 화단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늘이나 건물 주변에서 잘 자라며 꽃 모양이 독특한 '큰천남성'은 음지 조경용과 화분용으로 개발됐다. 음지에 땅을 덮을 수 있는 상록수인 '자금우'는 음지쪽의 잔디 대용식물로 개발되고 있다.

성균관대 조경학과 심경구 교수팀은 꽃과 열매가 기존보다 2배 이상 큰 '산딸나무'을 개발, 조경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심교수팀은 흰색 꽃이 피는 산딸나무를 개량해 붉은 꽃이 피는 나무도 개발했다. 이밖에 충북대 원예학과 이철희 교수는 고사리류를 대량 증식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 사업단 정혁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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