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가장 강렬한 눈빛을 가진 배우중의 하나로 꼽히는 배우 신하균(29)이 안방 극장에 진출한다. '앞집 여자' 후속으로 27일부터 방송하는 MBC 수목드라마 '좋은 사람'(극본 강은경, 연출 유정준·밤 9시55분 방송)을 통해서다.'좋은 사람'에는 형사의 아들과 그 형사를 죽인 살인자의 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어릴 적 사고로 우연히 성장배경이 뒤바뀌면서 형사의 아들은 삼류건달로, 살인자의 아들은 엘리트 경찰로 성장해 운명적으로 만난다. 신하균은 이중 냉정하고 매사에 정도(正道)를 걸어가려고 애쓰는 엘리트 경찰 박준필 역을 맡았다.
최근 영화배우들이 잇달아 TV로 복귀하는 분위기이지만 신하균의 경우는 단연 화제다. '복수는 나의 것' '지구를 지켜라!' 등 대중적 영화보다는 마니아 성향의 영화에 즐겨 출연해왔던 그가 드라마에 출연하리라고 상상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는 "영화만 고집한 적은 없다. 마침 쉬는 동안 제의가 들어왔고, 작품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출연 동기를 밝혔다.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는 있겠지만 그것 때문은 아니에요. 준필의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서죠. 준필은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내재하는 심성이 확연하게 구분되는 인물이에요. 속 마음이 여린데 그것을 감추기 위해 세상과 벽을 쌓고 살지요."
'CF를 의식한 TV 출연 아닌가' '최근 출연한 영화의 흥행 부진에 충격이 컸던 것 아닌가' 등 각종 추측도 나돌았지만, 그가 진짜 작품에 매력을 느끼고 있음은 유정준 PD의 캐스팅 뒷이야기로도 확인된다. "평소에도 마음에 드는 연기자가 있으면 훗날을 위해 인간적 신뢰를 쌓는다. 준필 역에는 신하균이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술자리에서 그의 출연 약속을 얻어냈다."
'좋은 사람'에는 이 같은 유 PD의 노력으로 명계남, 박광정, 기주봉, 손병호, 안석환 등 영화와 연극무대에서 실력을 인정 받는 개성파 연기자들이 출연한다. 신하균도 그들 중 한 명인 셈이다.
DVD 감상이 취미여서 그 동안 거의 TV를 보지 않았다는 신하균. TV 드라마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드라마는 시청자층이 다양한 만큼 작품이 설명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면이 있고 표현에도 제약이 있어요. 하지만 그 차이가 있을 뿐, 결국 영화나 드라마나 연기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좋은 사람' 촬영이 시작된 지 한달 반. 낯가림이 심한 그가 제작여건이 판이한 드라마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지인들이 적지않은 걱정을 해줬다고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어보인다. "영화는 한 장면을 촬영한 뒤 곧바로 모니터하고 수정할 수 있지만 드라마는 그게 안 되더라구요. 뭐 그 정도지요, 아직까지 특별히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좋은 사람'은 삼류건달 역을 맡은 신인 탤런트 조한선이 경찰이 되기 위해 벌이는 좌충우돌과 비록 정의의 반대편에서 태어났지만 엘리트 경찰로 성장한 박준필이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신하균이 사리분별 정확한 '범생이' 역할을?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킬러들의 수다' 등에서 그가 지었던 환한 미소를 기억하는 팬이라면 그의 연기변신에 궁금증이 일 법 하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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