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 6자 회담에 참가하는 우리 정부의 대표단 인선이 지나치게 미국과 북한 전문가로만 구성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23일 정부의 북 핵 문제 실무팀장 격인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수석대표로 외교부 5명,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2명, 통일부 2명, 국방부 1명으로 이뤄진 공식 대표단을 확정했다.대표단에는 차석 대표인 위성락 북미국장, 김규현 주미 대사관 참사관, 김형진 외교부 북미1과장 등 외교부의 대미외교 라인이 포진했다. 여기에 박노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책조정실 국장이 외교부 북미 심의관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 전문가만 4명이나 되는 셈이다.
통일부 박찬봉 정책심의관, 유성옥 국제협력과장, 국방부 윤광섭 대북정책과장(대령) 등 3명은 북한 전문가. 이밖에 학계 출신인 박선원 NSC 전략기획실 국장과 한재영 외교부 군축원자력과장이 합류했지만, 중국이나 러시아 등 다른 참가국과 긴밀히 접촉할 만한 인사는 눈에 띄지 않는다.
이 같은 구성은 이번 회담에서 북미간 중재에 주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4강이 모두 참여하는 첫 회담으로, 특히 중국의 중재역할이 주목된다는 점에서 균형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미간 중재를 하더라도 중·러·일 등을 활용하는 입체적 교섭이 필요한 점을 간과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미국은 클라크 랜트 주중 미국 대사를 선발해 중국의 역할을 중시한다는 것을 명백히 했고, 한국통인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 일본통인 마이클 그린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 등 참가국별 맞상대를 고르게 안배했다. 북한이 김영일 외무성 아주 담당 부상을 내세운 것도 대 중국 접근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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