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여객화물선 만경봉 92호의 니가타(新潟)항 입항을 앞두고 조총련에 대한 테러 위협이 발생하고 일본 당국이 경계강화에 나서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23일 밤 원산(元山)항을 떠난 만경봉호는 올해 1월 이후 7개월 만인 25일 오전 8시45분 니가타항에 입항, 조총련계 동포와 조선대학교 학생 등 200여명의 여객을 태우고 화물을 선적한 뒤 26일 오전 10시 출항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만경봉호가 대량살상무기 부품이나 마약 밀수, 북한에 대한 불법 현금송금 및 간첩활동 등에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에 따라 폭동진압 경찰과 선박검사원, 해안경비대원 등 2,000여명을 배치해 24시간 감시에 나설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특히 20명 이상의 검사원을 승선시켜 안전성 검사인 항만국통제(PSC)를 엄격히 실시, 구명정과 선박식별 장치 등 안전장비가 국제기준에 미달할 경우 해당 사항을 시정할 때까지 출항 금지조치도 검토 중이다.
23일 밤에는 '건국의용군 조선정벌대(建國義勇軍 朝鮮征伐隊)'를 자처하는 남자가 "조총련 본부와 조긴(朝銀) 신용조합에 폭탄을 설치했다"며 "무법국가의 선박이 들어오는 데 대한 항의"라는 전화를 일본 주요 신문사에 걸어와 경찰이 주민을 대피시키고 조사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 조사에서 조총련 후쿠오카(福岡)지부 건물 부근과 조긴 니시(西)신용금고 건물 근처에서 사제 폭발물로 추정되는 보온병 형태의 물체가 각 1개씩 수거됐고 신용조합 입구 유리문에서는 총격에 의한 것으로 탄흔이 발견됐다.
조선정벌대라는 단체는 지난해 11월에도 일본 사민당 본부와 조총련 중앙본부에 성명서와 함께 탄환 1발을 보냈었고, 지난 1월 조긴 나고야(名古屋) 지점 건물 총격 사건과 7월 조총련 니가타 지부 인화물질 설치 사건 등도 이들의 소행으로 추정돼왔다.
일본 우익단체들은 25일 가두선전 차 130대를 동원해 니가타항에서 항의시위를 벌일 계획이어서 일본 경찰이 24일부터 특별경계에 들어갔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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