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이번엔 네 차례다. 무슨 말인지 알것제∼잉." "아버지 목에 반드시 금메달을 걸어드릴게요."24일 오전 대구 두류수영장. 조성모(18·고려대)가 거친 물살을 일으키며 맹훈을 거듭하고 있을 때 아버지 조오련씨(사진)가 옆에서 연신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25일 대구 U대회 남자수영 자유형 800m와 1,500m에 출전하는 조성모가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한강수계 600리(240㎞)를 보름동안 뚝심으로 종단한 부정(父情)에 금빛 물살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조성모는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 1,500m 결선에서 15분12초32로 아시아기록(15분14초43)을 갈아치우며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수영의 간판스타. 800m와 1,500m 한국기록도 갖고 있을 정도로 중장거리부문에선 독보적인 존재다.
조성모는 21일 미국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 아버지와 함께 승용차편으로 곧바로 대구로 내려오자마자 수영장을 찾을 정도로 이번대회에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 4월말 멕시코 고산지대인 과달라하라로 훌쩍 수영유학을 떠난 조성모는 이곳에서 전 미국 수영 국가대표팀 감독 잭 사이먼 코치의 지도로 아테네 올림픽을 준비해왔다.
지난달 '연습삼아' 2003 재닛에번스 수영대회에 참가해 자유형 800m와 1,500m 2관왕에 오르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 이번대회 금메달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솔직히 대구U대회는 내년 아테네 올림픽으로 가는 징검다리에 지나지 않지만 세계수준급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일부 있어 긴장이 된다는 조오련씨는 "메달보다는 성모가 자기 기록만 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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