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봐주고 싶었고 웬만한 대회였다면 한번쯤 져주고 싶은 맘도 있었는데…"24일 대구 유니버시아드 테니스장에서 2003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의 첫 남북 대결로 펼쳐진 남북한 테니스 자매들의 우정어린 랠리는 한국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연식정구 스타일에서 탈피하지 못해 한국의 여중생 수준인 북한 복식조를 첫 상대로 맞은 김연(용인시청)-이안나(전북체육회)조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북한 황은주-신선애조와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U대회 마스코트 '드리미' 인형을 선물로 줬다. 북한 선수들도 조선테니스협회 로고가 새겨진 페넌트를 건네며 선전을 다짐했다. 그러나 막상 경기에 들어가자 '봐주기'는 없었다.북한 복식조는 1, 2세트에서 1게임씩 따내긴 했지만 볼을 받아넘기기에 급급했고 조금만 날카로운 서비스와 샷이 들어가면 헛손질을 연발했다. 남측의 2―0 완승.
경기 전 북한여자테니스 리인호 감독은 한국과 첫 대결을 하게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우리 아이들이 아직 테니스로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아서…"라며 대회에 참가한 데 의의를 두는 표정이었다.
이안나는 "하필 왜 1회전부터 북한을 만나게 됐는지 대진 추첨결과가 야속하게 느껴진다. 아직 정식 테니스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실력은 보잘 것 없지만 열심히 하는 것 같고 가능성이 보인다"며 북한 선수들을 평가했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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