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연중 최고치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한국 증시의 대세를 판단하는 경계선으로 작용해온 종합주가지수 750선을 넘어섰으며 거래량 및 거래대금 등 거래 관련 지표들도 의미있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7월 중반이후 1개월 가량 소강 상태를 보였던 외국인 투자가들도 8월12일이후 지난 주말까지 1조4,00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순매수 기조를 재가동하고 있다.주식시장의 내부적인 흐름도 매우 의미있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주가 측면에서는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가 연일 사상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국민은행, LG증권 등 금융주와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삼성전기 등 전통적인 중가권 우량주들도 상승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주가 흐름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순매수 행태의 조심스러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SDI 등 정보기술(IT)주 일변도였던 외국인 매수 패턴이 점진적으로 비 IT 전통 종목군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경기 및 업황 회복 사이클이 지금까지의 'IT 및 수출' 위주에서 '비IT 및 내수'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재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동성도 최악의 상황을 통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간접투자 자금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투신권의 순수 주식형 잔고가 소폭이지만 증가세로 반전되었으며 직접투자 자금의 외형을 보여주는 고객예탁금도 다시 10조원을 회복하고 있다. 아직 실질예탁금에서 의미있는 반전의 신호가 없지만 주식시장의 거래 규모 증가를 통해 간접적으로 개인들의 시장 참여도의 증가가 엿보인다는 점에서 시장 자금의 증시 유입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주가 흐름과 수급 측면의 변화가 8월 중순 이후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게 된 것은 다름아닌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분기 중 기대 수준에 머물러 있던 미국 경기 및 IT경기 회복이 3분기 중반을 통과하면서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미국 거시경제지표(7월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경기선행지수,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 필라델피아연준지수 등)의 실물 경기회복 확인과 IT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그룹의 반도체 경기 전망에 대한 상향 조정 (5월 8.3% 증가에서 8월 11.2% 증가로) 등이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러한 미국 실물경기에 대한 호전 시그널 출현과 IT 모멘텀에 대한 기대 현실화는 4분기 국내 실물경기에 대한 호전과 내수 모멘텀 출현으로 선순환 구도를 형성하게 하는 구실을 제공하고 있다.
바야흐로 주식시장은 경기 및 업황 회복 시그널과 더불어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는 실적장세로 가는 첫걸음을 내딛고 있으며 외국인의 달라진 매매패턴이 이를 간접적으로 확인해 주고 있다. IT 대표종목에 대한 매수 후 보유(Buy & Hold) 전략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내수 및 금융주' 등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를 탐색하는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류 용 석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시황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