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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 확인없이 기사쓰고 정부서 돈봉투 챙겨" 국정홍보처 차장 AWSJ기고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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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 확인없이 기사쓰고 정부서 돈봉투 챙겨" 국정홍보처 차장 AWSJ기고 파문

입력
2003.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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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균(鄭順均·사진) 국정홍보처 차장이 22일자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AWSJ)에 한국 기자 전체의 자질과 도덕성을 문제 삼는 기고문을 게재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중앙일보 기자 출신인 정 차장은 '편집자에게 보내는 글' 란에 실린 영문 기고문에서 "많은 한국 기자들은 기초적인 사실이나 중요한 부분을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부처마다 긍정적인 기사를 기대하면서 중요하다 싶은 기자들에게 술과 식사를 대접하고 정기적으로 돈봉투를 건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정부는 이 같은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기 위해 과감한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차장의 기고는 AWSJ가 18일자 사설을 통해 노 대통령이 한국일보 등 4개 언론사를 상대로 2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을 비판한 데 대한 반론 성격의 글이다.

그러나 정 차장의 기고문은 한국 기자 전체가 마치 취재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공무원들로부터 정기적으로 돈을 받는 것처럼 주장하는 내용이어서 언론계 안팎의 거센 비난을 자초했다.

한국기자협회(회장 이상기·李相起)는 즉각 논평을 통해 "기자들이 한 줄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시간과 정열을 쏟는 사람들임을 기자 출신인 정 차장이 모를 리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기자협회는 "한국 기자들이 심각한 도덕적 결함을 갖고 있는 것처럼 기고문을 게재한 것은 기자들의 인격을 심히 모독한 것이며 정 차장의 현실인식 수준과 상식을 의심케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도 논평을 발표, "정 차장이 용납 못할 망언을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아무리 현 정부가 언론 피해망상증에 걸려 언론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책임 있는 당국자를 시켜 언론의 명예를 송두리째 짓밟아도 되는 일이냐"며 "노 대통령은 정 차장을 엄중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자민련 유운영(柳云永) 대변인은 "정 차장은 기고의 동기와 과정을 소상히 밝히고 자진 사퇴하라"고 말했다.

한편 정 차장은 파문이 확산되자 뒤늦게 "실무자의 영어 번역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으며 이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정 차장은 "바쁜 일정 때문에 실무자들이 영역한 내용은 AWSJ에 게재된 뒤에야 확인했다"고 발뺌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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